강민호의 FA 초대박이 리그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듯하다. 그야말로 일대 사건이다.
롯데는 지난 13일 포수 강민호와 4년 총액 7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FA를 신청한 선수 16명 중 가장 먼저 계약하며 역대 프로야구 FA 최고액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004년 심정수가 현대에서 삼성으로 옮기며 받은 4년 총액 6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FA 초대박이다.
롯데는 최대 과제였던 FA 최대어 강민호 잔류에 성공하며 웃음을 짓고 있다. 하지만 강민호의 FA 계약을 바라보는 대다수의 팀들에는 비상령이 떨어졌다. 강민호가 역대 최고액을 가뿐히 넘어서며 나머지 FA 선수들의 눈높이와 기대치도 한없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팀은 SK와 KIA 그리고 삼성이다. SK 내야수 정근우, KIA 외야수 이용규, 삼성 투수 장원삼은 강민호와 함께 올해 FA 시장 '빅4'로 분류된 대어급 선수들로 각 포지션별 역대 FA 최고액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정근우와 이용규는 원소속팀과 협상에서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근우는 최고 레벨의 대우를 바라고 있고, 이용규 역시 지난해 4년 50억원의 대박을 터뜨린 김주찬 이상의 대우를 원하고 있다. 이는 투수 최고액이 유력한 장원삼도 크게 다르지 않다.
SK·KIA·삼성 모두 강민호의 75억원이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됐다. 60억원의 벽을 깨며 몸값 수준 자체를 크게 올려놓은 일대 사건이다. FA 선수들은 더욱 큰소리를 낼 수 있게 됐고, 구단들은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협상의 큰 변수가 돼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특급 FA들을 잡아야 하는 팀들도 그렇지만 대다수 팀들에게 강민호의 75억원 대박은 부담스런 일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선수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올라갔다. 아직 우리나라 야구단은 자생력이 없다. 올해 야구 인기가 주춤했는데 지금처럼 선수 몸값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 언젠가 부담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부분 팀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 회심의 미소 짓는 팀도 있다. 올해 FA 시장 큰 손을 자처하는 한화가 그 주인공이다. 한화는 강민호의 FA 대박으로 인한 시장 과열 현상이 나쁠게 없다. 쌓아둔 자금이 막대하기 때문에 FA 선수들이 시장에만 나오길 바라고 있다. 강민호의 FA 대박으로 특급 선수들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한화 관계자는 "FA 시장이 과열됐지만 이것이 현재 추세"라며 "어떤 선수든 시장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강민호의 FA 대박에 한화는 남몰래 미소짓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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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내부 FA '계약기간 절충, 액수가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