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이 반전 기회를 완전히 살렸다. 이제는 결승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서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8년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쐐기골의 주인공은 수비수 김영권. 후반 시작 5분도 안돼 김영권이 혼전 속에 이정협이 가슴으로 밀어준 패스를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완전히 흐름을 가져왔다.
이번 대회 초반 김영권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김영권은 쿠웨이트와 2차전에 이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공중볼에서 경쟁력을 보였지만 호주의 낮고 빠른 크로스에 수 차례 위기를 내줬다. 실점은 내주지 않았지만 안정된 경기력이라고 판단하기는 힘들었다.
조별리그의 부진으로 인해 김영권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이 다시 논란이 됐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은 1무 2패의 저조한 경기력으로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특히 알제리와의 2차전 2-4 대패는 두고두고 회자될 치욕이었다. 중앙수비를 맡은 홍정호와 김영권은 '자동문 수비'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김영권은 슈틸리케 감독이 기회를 줄때마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비수가 공격수를 시야에서 놓쳐 노마크로 놔두는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김영권은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서 안정감을 찾았다. 노련한 곽태휘와 호흡을 맞추면서 어렵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 결과 치열한 토너먼트에서 중앙 수비로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김영권은 수비에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 물론 이라크의 빠른 역습에 공격 기회를 내주기는 했지만 큰 부담은 없었다. 빠르게 수비에 가담하면서 이라크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생겼다.
게다가 김영권은 골까지 넣었다. 문전 혼전중 자신의 장기인 왼발로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풋살 선수 출신인 김영권의 날카로운 슈팅은 이라크에게 2배의 부담을 안겼다.
비록 공격수는 아니었지만 김영권의 득점으로 슈틸리케호는 공격전술의 다양함을 가지게 됐다. 수비 안정과 함께 골까지 넣은 김영권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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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