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 결산] 세계 속 한국 LOL의 현주소, '풀어야할 과제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5.05.13 07: 34

카토비체 쇼크는 단지 예고에 불과했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서도 한국은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이제는 '2015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을 기약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리는 MSI 무대에서 첫 우승을 노렸던 SK텔레콤이 중국 LPL 우승팀 에드워드게이밍(이하 EDG)의 벽에 막히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SK텔레콤은 2일차 부터 보기드문 명승부를 연달아 펼치면서 세계속에서 한국 LOL의 저력을 알렸지만 결승서는 EDG에 풀세트 혈전 끝에 2-3으로 패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와 전략의 실패 등 경기 내적 요소를 탓할 수 있지만 지난 IEM 월드챔피언십 카토비체 쇼크에 이어 다시 한 번 내준 우승타이틀은 분명 세계속 한국 LOL의 현주소를 알려주고 있다. 이제 한국 LOL을 수준급 리그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분명 최고라고 단정짓기 쉽지 않아졌다.

그러나 언제까지 침통한 기분으로 울분을 표현할 수 없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차분히 올 가을에 벌어지는 롤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사안은 바로 투자의 확충을 바탕으로 한 선수 및 전문가 양성 등 팀 인프라 구축과 리그의 체질 개선이다.
▲ 우수한 선수와 전문가 양성 등 인프라 구축 시급
한국 LOL이 세계 정상급으로 지난 몇년간 지위를 확보하게 했던 것은 체계적인 선진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롤챔스와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풍부한 선수 지망생들이 넘쳤다. 여기다가 대다수의 프로게임단들이 LOL팀을 보유하면서 예전 스타크패프트 기반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내에 정상급 실력을 갖춘 프로게임단들로 성장케 했다.
하지만 이제 결코 한국 LOL 프로게임단의 시스템이 가장 체계적이라고 말하기 힘들어졌다. MSI를 통해 중국 LPL 리그 뿐만 아니라 대만 AHQ 등 전력분석원과 포지션별 코칭스태프를 동반하면서 강력한 우승후로보 꼽혔던 SK텔레콤과 한국 LOL에 일침을 가했다.
전 STX 수석 코치 출신으로 중국 OMG 감독을 맡고 있는 박재석 감독은 "EDG의 투자는 중국에서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포지션별 코치와 전력분석팀을 구성해 LPL 뿐만 아니라 해외리그에 대한 빅데이타를 구축했다고 알고 있다. 여기다가 팀을 위한 전용 건물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OMG 역시 각 부분별로 코칭스태프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 LPL 리그의 발전이 단지 한국 선수 영입을 통한 리그발전이 아닌 리그 전반적으로 투자가 진행됐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제 블리자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워게이밍의 월드 오브 탱크 등 e스포츠 종목들이 쏟아져 나옴에 따라 향후 목표 중 하나였던 LOL 전용경기장 확보의 필요성도 더욱 앞당겨졌다. 롤챔스 코리아 서머시즌 부터는 10개팀의 실력을 겨루게 됨에 따라 LOL e스포츠를 사랑하는 관중들과 시청자들에게 최적의 편의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 팬들의 환호와 응원은 선수들의 사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걸 무시해서는 안된다.
분위기는 조성됐다. 시스템 구축을 갖추어가는 과정에서 전세계에 한국 LOL의 실려과 애정을 보여줬던 한국 LOL은 앞선 IEM 월드챔피언십과 이번 MSI를 발판삼아 인프라 확중의 기회를 맞이했다. 지금 한국 e스포츠계 최고 인기 종목 LOL의 발전이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
▲ 저변확대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한국e스포츠 협회가 추구하는 '에코시스템'이나 라이엇게임즈가 한국e스포츠협회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아마추어리그의 저변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한국 시장 서비스에 앞서 진행된 아마추어리그는 이제 매주 진행하고 있는 PC방 대회를 기반으로 대학생리그, 직장인리그, 여성리그까지 세부적으로 열리고 있는 상황에 무리한 주문일 수 있다.
그러나 만 17세 미만 고등학생들이 중국 LPL 리그를 포함한 해외 리그로 진출해서 꽃도 피어보지 못한채 돌아오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아마추어리그의 범위 자체를 고등학생까지 확대하는 건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한 문제다. 한국에서 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스포츠인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모두가 중고등학교 학원스포츠가 어느 정도 자리잡았기에 가능했다는 걸 감안하면 만17세 이상 고등학생들을 위한 대회 개최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저변확대는 현재 준가맹단체로 스포츠로 지위가 격상된 e스포츠가 한 단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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