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터진 SK 타선, 드디어 봄날 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18 06: 46

3G 연속 15안타 이상-10득점 이상 ‘대폭발’
성과 위주의 과감한 타순 변화 대성공
시즌 내내 침묵하던 SK 타선이 최근 10년간 팀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제대로 미쳤다. 이 페이스가 계속 이어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큰 고비를 넘겼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가능하다.

SK는 최근 3경기에서 상대 마운드를 맹폭하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15일 대구 삼성전에서 15안타 13득점은 시작에 불과했다. 16일 삼성전에서는 올 시즌 팀 최다 타이 기록은 21안타에 11점을 기록했고, 17일에는 역시 19안타와 12점을 몰아치며 4연승을 완성시켰다. 3경기에서 팀 타율은 무려 4할3푼이었다.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만들어내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SK가 3경기 연속 15안타 이상을 만들어냈다. 이는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SK에서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도 9년 만의 일이다. SK는 2007년 6월 28일 인천 롯데전부터 6월 30일 수원 현대전까지 3경기 연속 1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아무리 타고투저의 시대라고 하지만 진기록은 진기록이다.
지난 주말 NC와의 3연전에서 모두 지기는 했지만 타선은 그 당시부터 꿈틀대고 있었다. SK는 6월 9일까지의 팀 타율이 2할6푼9리로 리그 최하위였다. 그러나 불과 6경기 만에 팀 타율을 1푼2리나 끌어올리며 17일 현재 2할8푼1리의 타율로 리그 7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특정 선수의 좋은 감에 치중됐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기록이다. 고루 좋은 성적을 냈다. 김재현이 7경기에서 타율 5할을 기록했고 김강민(7경기·타율 0.480) 박재상(7경기·0.417) 최승준(7경기·0.417) 이재원(7경기·0.409) 김성현(7경기·0.375) 고메즈(7경기·0.323) 김민식(6경기·0.313)이 모두 3할 이상을 기록했다.
여기에 이명기(6경기·0.444) 최정민(6경기·0.429) 김기현(7경기·0.400) 등 벤치에서 시작한 선수들까지 뒤를 받쳤다. 적시적소에 홈런까지 잘 터졌다. SK는 이 기간 10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0.571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편안한 승리를 만들어냈다. 좀처럼 보기 드문 타선의 대폭발이었다. 연이은 대승에 최근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불펜의 핵심 투수들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를 할 수 있었다. 대승이 주는 절대적인 효과 중 하나다.
새로운 전력 가세는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2군에서 올라와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 타선이 확 바뀐 것은 역시 최근 과감한 타순 변화가 그 중심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용희 SK 감독은 지난 주말부터 타격감이 좋은 선수들을 주요 타순에 배치했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벤치로 내려가거나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타순으로 이동했다. 이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냈다.
김재현 김강민 최승준 박재상의 활약은 결정적이었다. 올 시즌 SK는 테이블세터와 5번 타순의 폭발력이 기대 이하였다. 4번 정의윤이 고립되는 양상이 짙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진 속에 마땅히 과감한 수를 쓰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김강민,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박재상과 김재현, 그리고 장타력이 폭발한 최승준이 자리를 잡아 맹타를 휘둘렀다. 호흡이 가빴던 최정과 이재원을 하위타선으로 내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최정과 이재원까지 부담을 덜고 기지개를 켜면서 상·하위 타선이 모두 사는 효과가 나타났다. “결과로 증명하라”라며 최후통첩을 한 뒤 결국 변화에 나선 김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조금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어쨌든 적극적인 변화는 팀이 가장 어려운 상황을 돌려놓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타격감을 찾기 위해 2군으로 내려간 박정권 등이 제 컨디션을 찾고 올라온다면 한결 여유가 생길 수 있다. SK는 시즌 전 “지난해처럼 타선이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 기대치가 지금부터라도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렇다면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못 버틸 이유도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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