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에 출중한 운동능력을 갖춘 괴물들이 등장했다.
프로농구 외국선수 제도가 또 변경됐다. 말이 많았던 신장제한과 NBA출신 경력제한이 사라졌다. 2명의 외국선수가 동시에 뛰는 일도 없어졌다. 이제 두 선수가 교대로 뛰면서 외국선수들의 비중이 다소 낮아졌다. 현대모비스는 라건아가 외국선수로 취급을 받기에 세 명이 선수가 번갈아 뛴다.
2M미만 신장제한이 사라지면서 장신선수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KGC의 새 얼굴 크리스 맥컬러(24, 208cm)와 LG의 캐디 라렌(27, 204cm)이 대표적이다. 두 선수는 신장이 클뿐 아니라 탄력까지 어마어마해 벌써부터 ‘블록슛의 제왕’ 자리를 다툰다.
라렌은 5일 삼성과 개막전에서 논란이 된 골텐딩 장면을 보여줬다. 공이 골대와 백보드를 맞고 나온 공을 라렌이 쳐내면서 골텐딩이 선언됐다. 웬만한 탄력으로 건드릴 수 조차 없는 공이었다. 팬들은 라렌의 탄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맥컬러와 라렌이 6일 안양에서 맞붙었다. 맥컬러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1쿼터에만 두 개의 블록슛을 해내며 LG에게 공포감을 심어줬다. 2쿼터 완벽한 속공기회서 맥컬러가 골밑슛 기회를 맞았다. 안심하고 올라간 맥컬러는 어디선가 날아든 라렌에게 제대로 블록슛을 당했다.
후반전에도 맥컬러와 라렌은 용호상박의 승부를 펼쳤다. 맥컬러는 3쿼터 중반 라렌과 김동량을 앞에 두고 속시원한 원핸드 슬램덩크를 터트렸다. KGC인삼공사가 53-34로 크게 리드하는 득점이었다. 맥컬러는 엄청난 탄력을 이용한 공격리바운드까지 일품이었다. 맥컬러는 4쿼터 중반 양희종의 패스를 앨리웁 덩크슛까지 연결했다.
이날 맥컬러는 18점, 5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활약하며 KGC의 82-74 승리를 이끌었다. 라렌은 27점, 19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더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LG의 패배로 웃을 수 없었다.
외국선수 신장제한이 사라지면서 가드포지션의 화려한 선수가 대부분 멸종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다만 탄력을 겸비한 빅맨들을 보는 재미는 생겼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크리스 맥컬러(빨간색)와 캐리 라렌(노란색)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