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이 아우를 상대로 힘겹게 패배를 면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올림픽 대표팀과 2020 하나은행컵 스페셜 매치서 2-2로 비겼다.
전반 14분 이주용의 선제골로 벤투호가 먼저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후반 5분 송민규가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김학범호가 후반 13분 권경원의 자책골을 유도해내 승부를 뒤집었다. 벤투호는 후반 44분 이정협의 동점골로 겨우 체면을 세웠다.
이날 경기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1996년 이후 24년만에 펼쳐진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의 맞대결이었다. 당시에는 국가대표가 2-1로 승리를 구뒀다. 또 새로운 엠블럼이 붙은 양 팀 유니폼에는 한글날을 맞아 모두 한글 이름이 마킹됐다.
4-5-1 포메이션으로 나선 벤투호는 김지현(강원)을 최전방에 뒀고 원두재(울산), 이동경(울산), 이영재(강원)를 2선에 뒀다. 측면에는 한승규(서울)와 나상호(성남)가 자리했고 손준호(전북), 이주용(전북), 권경원(상주), 김태환(울산)이 4백 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조현우(울산).
김학범호는 4-3-3으로 나왔다. 조규성(전북)을 중심으로 송민규(포항)와 조영욱(서울)이 전방에 섰고 김동현(성남), 정승원(대구), 이승모(포항)가 2선으로 나왔다. 강윤성(제주), 김재우(대구), 정태욱(대구), 윤종규(서울)가 수비라인을 형성했고 송범근(전북)이 장갑을 꼈다.
'동생' 김학범호가 먼저 공세를 취했다. 송민규와 조영욱의 측면 스피드를 앞세운 올림픽 대표팀은 조규성, 정승원, 이승모가 대표팀 수비진을 흔들었다.
하지만 득점은 '형님' 벤투호가 먼저 뽑았다. 이동경의 패스를 받은 이주용이 가운데로 침투한 뒤 박스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송범근이 다이빙을 했지만 손에 닿지 않았다.
벤투호는 후반 들어 이동준, 윤빛가람, 이정협을 투입해 변화를 가져갔다. 하지만 오히려 김학범호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5분 송민규가 가운데를 파고 들어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흐름을 탄 젊은 김학범호의 공세는 후반 13분 벤투호 수비진의 실수를 유발시켰다. 정승원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한참 공중으로 튀어 오른 공을 조규성이 머리로 밀어넣었고 이를 걷어내려던 권경원의 무릎을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었다.
이후 벤투호는 파상 공세를 펼쳤다. 교체 투입된 김인성과 이동준의 스피드를 발판 삼아 다양한 공격을 취했다. 하지만 김학범호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김학범호의 엄원상, 오세훈 등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벤투호는 결국 교체 멤버들이 골을 합작해냈다. 후반 44분 김인성이 내준 공을 이정협이 골문을 흔들었다.
두 팀은 사흘 뒤인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맞붙는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