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우프가 너무 좋아 힘들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은 25일 KGC인삼공사전에서 3-2 풀세트 승리를 거둔 뒤 연신 “힘들다”는 말을 했다. 외국인 선수 루시아의 부상 공백 속에 공격 점유율이 높아진 김연경은 이날 5세트 승부처에만 8득점을 몰아치며 34득점을 폭발했다.
상대팀 인삼공사에는 김연경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있었다. 발렌티나 디우프(27)가 올 시즌 개인 최다 45득점을 쏟아내며 흥국생명을 마지막까지 괴롭혔다. 디우프는 자타공인 월드클래스 김연경과 1대1 ‘맞짱’에서는 앞섰으나, 팀 전력 열세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김연경은 “인삼공사가 경기 준비를 많이 한 것이 느껴졌다. 엄청나게 밀어붙여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디우프가 잘하는 것 같다. 오늘 따라 더 잘하더라. (앞선 2차례 맞대결과 달리) 홈경기라서 그런지 인삼공사 선수들의 전체적인 움직임과 조직력이 좋았다. 디우프가 주 공격수로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줘 힘들게 이겼다”고 치켜세웠다.
이탈리아 출신의 202cm 장신 라이트 디우프는 지난 시즌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인삼공사에 지명됐다. 발이 빠르거나 점프력이 월등하진 않지만 큰 키에서 강력하게 내리꽂는 공격이 일품이다. 토스가 흔들려도 어떻게든 강하게 때리는 능력을 갖췄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알고도 못 잡을 때가 있다. 워낙 세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압도적인 득점 1위(832점)에 오르며 베스트7 라이트 부문에도 선정된 디우프는 2년차인 올 시즌도 위력적이다. 득점 부문 부동의 1위(481점), 공격성공률도 3위(42.84%)에 올라있다. 세트당 블로킹도 0.525개로 전체 6위, 외국인 선수 중 1위다. 레프트가 약한 인삼공사 팀 사정상 점유율 48.47%에 달하지만 쉽게 지치지 않는다.
올 시즌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들어온 안나 라자레바(IBK기업은행)도 득점 3위로 폭발력을 뽐내고 있지만 디우프의 파괴력은 그 이상이다. 올 시즌 40득점 이상 경기가 3차례로 가장 많다. 지난 시즌도 개인 최다 47득점 포함 40득점 이상 경기가 5차례 있었다.
디우프의 활약 속에 인삼공사도 초반 부진을 딛고 3위 IBK기업은행에 승점 1점 뒤진 4위로 봄 배구 경쟁에 나섰다. 전체 일정의 반환점을 돈 이영택 인삼공사 감독은 “디우프가 주공격수로서 역할을 항상 변함없이 잘해준다. 특별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