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1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치른다.
아스날 홈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치른 1차전은 시원치않은 판정 속 2-2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4강 진출을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하다. 2차전 장소가 홈인 만큼 공격적인 자세로 나설 가능성이 큰 뮌헨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8강 2차전 4경기를 앞두고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각 팀별 예상 선발 라인업을 전했다. 김민재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는 뮌헨이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설 것이라 전망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 공격수로, 자말 무시알라-토마스 뮐러-리로이 자네가 공격 2선에 나설 것이라 예상했다. 중원엔 콘라트 라이머-레온 고레츠카가 서고 누사이르 마즈라위-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요주아 키미히가 포백을 꾸릴 것이라 예측했다. 수문장은 마누엘 노이어다.
지난 시즌 SSC 나폴리를 33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주전 경쟁이 아닌 '혹사'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뮌헨의 확고한 주전이었다.
초반 순조롭게 순항하던 뮌헨은 갈수록 흔들렸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시즌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리그 우승을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내줬다.
리그 뿐만 아니라 국내 컵대회 DFB-포칼에서도 일찍이 탈락했다. 뮌헨은 DFL-슈퍼컵에서 RB 라이프치히에 0-3으로 대패하더니 포칼에선 3부 리그 클럽 1. FC 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뮌헨은 앞서 2월 2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여름까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과 동행한다. 당초 계약은 2025년 6월까지다. 그러나 2024년 6월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일찍이 결별을 발표한 뮌헨의 치명적인 패착일까. '유통기한'이 정해진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는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들을 상대로도 집중력은 형편없었다. 누구 한 명의 잘못이라고 하기엔 필드 위에 서 있던 11명 모두 집중력을 잃었다.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선수는 김민재. 투헬 감독은 다이어-더 리흐트로 구성된 수비 조합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고 김민재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었다.
시작은 챔피언스리그였다. 지난 3월 6일 SS 라치오와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벤치에 두는 대신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에게 중앙 수비를 맡겼다.
김민재에겐 낯선 주전 경쟁이다. 지난 2021년 페네르바체 SK에 입단한 뒤 2022-2023시즌 SSC 나폴리에서도 입단과 동시에 주전으로 활약한 김민재다.
나폴리에서 활약하던 지난 시즌에는 기복 없는 수비 실력으로 팀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수비수들을 배출해왔던 이탈리아 무대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김민재의 이름이 나왔다.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에 김민재가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최종 후보 30인 중 유일한 아시아 국적이었던 그는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김민재는 올 초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다이어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물론 기회도 찾아왔다. 지난 6일 '승격팀' FC 하이덴하임과 치른 리그 맞대결이었다. 김민재는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뮌헨은 전반전 2-0 스코어를 만들면서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후반전 내리 3실점을 허용하며 패배했다. 김민재는 독일 매체들로부터 최하 평점을 받았다.
김민재는 다시 벤치로 돌아갔다. 지난 10일 아스날과 치른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아스날과 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다. 그리고 이번 2차전에서도 벤치에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번 시즌이 끝난 뒤 김민재는 처음부터 다시 주전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투헬 감독이 떠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뮌헨의 지휘봉을 이어받느냐다.
가장 유력한 이는 투헬 부임 전 뮌헨을 이끌었던 율리안 나겔스만이다. 나겔스만 감독은 지난 2021-2022시즌 지도력을 인정받아 뮌헨에 부임했지만, 계약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경질됐다.
또 다른 후보는 지네딘 지단이다. 선수로서 굉장히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진 지단은 감독으로서도 대성했다.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3연패(2015-16, 2016-17, 2017-18)에 성공했고 이를 포함해 총 11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혼란스러운 상황, 독일 '빌트'는 뮌헨은 적극적으로 감독을 찾고 있다. 현재 독일 대표팀을 이끄는 나겔스만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나겔스만은 이번 유로 대회를 마칠 때까지 독일 대표팀 소속일 것이다. 그러나 결정된 것은 없다. 현재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도 후보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스페인 '마르카'를 인용해 "뮌헨의 관계자들은 최근 며칠 지단과 연락했다고 밝혔다. 마르카에 따르면 이들은 지단의 에이전트에게 뮌헨에서 감독 역할을 맡는 것이 어떤지 물었다. 뮌헨의 이 제안에 지단의 반응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빌트는 "우리는 이미 지난 3월 지단이 뮌헨 차기 감독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투헬은 시즌 종료 후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뮌헨의 전설적인 프랑스 선수 프랑크 리베리가 코치진에 포함돼 지단과 함께 일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지단과 리베리가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알렸다.
16일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뮌헨의 다음 감독이 얼추 정해졌다고 보도했다. 지단이 아닌 나겔스만 쪽으로 기울었다. 매체는 "뮌헨은 결정을 내렸다. 논의는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3~4년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약 기간까지 읊었다.
스카이 스포츠는 "나겔스만은 아직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나겔스만은 현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뮌헨은 감독 물색 작업이 순조롭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새 감독이 누가 되든 사령탑의 교체는 김민재에게 새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누가 됐든 새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면 김민재의 주전 경쟁은 0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