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오재원(39)이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했지만 나머지 혐의는 부인했다.
오재원은 KBO리그 통산 1571경기 타율 2할6푼7리(4321타수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678득점 289도루 OPS .712을 기록한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두산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15~2016년, 2019년)을 이끌었고 2015년과 2019년 우승 당시에는 선수단 주장을 맡았다.
현역시절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성대한 은퇴식과 함께 현역 커리어를 마무리한 오재원은 은퇴 이후 여러 구설수에 올랐다. 해설위원으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양창섭(삼성)이 최정(SSG)에게 빈볼을 던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SNS를 통해 양창섭과 설전을 벌였고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선수 박찬호를 향해 “난 코리안특급을 매우 싫어한다.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1~2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해 또 한 번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해설위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여기에 마약을 하고 협박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팬들에게 또 한 번 큰 실망을 안겼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지난달 17일 “오재원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위반(보복협박 등), 주민등록법·건강보험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망치로 지인의 휴대전화를 부수고 협박하거나 멱살을 잡는 혐의도 적용됐다.
이 뿐만 아니라 현역 시절 동료 선수들에게 마약성 약품 대리처방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더 빈축을 샀다. 두산은 현역선수 8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돼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오재원은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하지만 나머지 혐의는 모두 부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재원의 변호인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보복목적 폭행·협박 혐의는 부인하고, 나머지 혐의는 모두 자백하는 입장이다. 보복 폭행·협박 행위를 한 사실 자체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했지만 나머지 혐의를 부인한 오재원은 앞으로 지난한 법정싸움이 예상된다. 다만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면서 관련 사건에 연루된 두산 현역선수들 역시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