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는 겁나고 한국팬들은 겁나지 않나.
로드리고 벤탄쿠르(27, 토트넘)는 비겁하다.
영국 '더 타임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FA(잉글랜드축구협회)가 손흥민을 향한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한 징계를 검토 중이다. 3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500만 원) 벌금 징계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FA의 징계 가능성이 거론되자 벤탄쿠르는 22일 2차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손흥민과 대화를 나눴다. 우린 깊은 우정을 바탕으로 이 일이 단지 불행한 오해였다는 것을 서로 이해했다. 모든 것은 명확하게 해결됐다. 내 발언으로 기분 나빴던 분들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1차 사과에서 손흥민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벤탄쿠르가 2차 사과에서는 인종차별로 인해 기분 나쁜 사람에게도 사과했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사과에 여전히 진정성이 없다는 말이 많다. 징계가 거론되니 등 떠밀려 억지로 또 사과했다는 것이다.
FA와 별도로 토트넘 구단은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벤탄쿠르 징계는 거론하지 않고 있다. FA가 징계를 거론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지만 토트넘 구단은 징계에 대한 생각이 없다.
손흥민은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고 사과를 받아줬다. 벤탄쿠르가 (인종차별)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며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토트넘은 “우리 클럽은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도록 지원해왔다. 우리는 주장 쏘니가 이 사건을 돌아보며 새로운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느끼는 것을 지지한다”며 벤탄쿠르 징계에 대한 이야기는 쏙 뺐다.
손흥민의 용서와 별개로 벤탄쿠르에 대한 징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벤탄쿠르의 한마디는 선을 넘었다. 손흥민의 용서로 징계 없이 사태가 넘어간다면 추후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을 한 선수가 한국투어를 와서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도 모순이다. 토트넘 구단이 벤탄쿠르를 징계하고 한국투어에서 제외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