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피해자' 손흥민, "벤탄쿠르, 사과하며 거의 울었다...난 그를 사랑해"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9.26 16: 51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32)은 로드리고 벤탄쿠르(27, 이상 토트넘)가 자신에게 사과하는 과정에서 거의 울뻔했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 유니폼을 원한다는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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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 역시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 모두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논란은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 벤탄쿠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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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과 벤탄쿠르의 소셜 미디어 계정은 한국인, 우루과이인의 댓글 전쟁터로 변했고 결국 토트넘 구단은 지난달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건 발생 후인 6월 20일 손흥민은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다. 그는 일부러 모욕적인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라며 동료를 감쌌다.
이에 대해 영국 'BBC'는 지난 13일 "FA는 인종, 출신국가,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FA 규정 제3조 제1항을 위반했기 때문에 최대 1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라고 알렸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손흥민은 벤탄쿠르가 자신에게 사과하는 과정에서 울먹였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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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오는 27일 아제르바이잔의 명문팀 카라바흐 FK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맞대결을 펼친다. 이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관련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은 "FA와 함께 조사 중에 있기에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난 벤탄쿠르를 사랑한다"라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그를 사랑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린 좋은 추억이 많았고 그는 나에게 바로 사과했다. 우리의 휴가 기간에 말이다. 난 집에 있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다. 그는 나에게 긴 메시지를 보냈는데 진심이 느껴졌다. 그가 프리시즌에 훈련장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미안해했고 공개적인 사과 자리에선 거의 울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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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린 모두 인간이고 실수를 하며 그로부터 배운다. 벤탄쿠르는 실수했지만, 난 전혀 문제없다. 전혀. 우린 그저 팀 동료, 친구로서 함께 나아갈 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FA의 절차를 기다려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더 할 말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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