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또 좌절됐지만…한화 역사상 최초, 3년 연속 퓨처스 우승 '육성 시스템' 자리잡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9.27 08: 39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올해도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2019년부터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며 아쉬운 한 해가 끝나가고 있지만 소득이 없는 건 아니다. 
1군에선 김경문 감독 부임 후 41승42패1무(승률 .494)로 5할에 근접한 성적을 내며 이달 초까지 5강 싸움을 했다.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투수 보직이 다시 정리되고, 야수들의 경쟁 체제가 구축되면서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한화가 120경기를 넘어서도 가을야구 싸움을 이어간 것은 나름 의미 있는 발전이다. 
2군 퓨처스 팀도 미래를 한층 밝혔다. 이대진 감독이 이끄는 한화 퓨처스 팀은 지난 21일 잔여 경기에 관계없이 퓨처스 북부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잔여 시즌 4경기 남겨놓은 가운데 56승41패2무(승률 .577)로 2위 SSG(49승48패 승률 .505)를 6경기 차이로 따돌리며 여유 있게 우승했다. 

한화 퓨처스 정안석이 9회 동점 우월 투런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 뒤 이상혁과 기뻐하고 있다. 2024.05.10 / dreamer@osen.co.kr

한화 퓨처스 이대진 감독. 2024.07.05 / ksl0919@osen.co.kr

2022년(63승33패2무 승률 .656), 지난해(48승40패3무 승률 .545)에 이어 3년 연속 한화가 북부리그를 제패했다. 한화 퓨처스 팀이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은 구단 최초다. 
투수 쪽에서 신인 조동욱이 11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49⅔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3.81로 경험을 쌓았다. 1군 콜업 후 선발과 중간을 넘나들며 팀에 힘을 보탰다. 
또한 윤대경이 리그 최다 17세이브를 거두며 1점대(1.77) 평균자책점으로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딛고 돌아온 회복한 김종수가 리그 최다 10홀드를 수확하며 건재를 알렸고, 상무에서 전역한 4년 차 배동현도 23경기(27⅓이닝) 1자책점 평균자책점 0.33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시즌 중반까지 제구 난조로 성장통을 겪던 2년 차 파이어볼러 김서현도 퓨처스 팀에서 시간을 보낸 뒤 후반기 1군 필승조로 폭풍 성장했다. 이상규도 퓨처스리그에서 22경기(24⅔이닝) 2승1패3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28로 준비한 뒤 후반기 1군 마운드에 새 힘을 불어넣었다. 
야수 쪽에선 외야수 임종찬이 79경기 타율 2할8푼6리(266타수 76안타) 12홈런 79타점 OPS .894로 활약했다. 두 자릿수 홈런을 폭발하며 퓨처스리그 전체 타점 1위로 결정력을 발휘했다. 상무에서 돌아온 포수 허인서도 89경기 타율 2할7푼(282타수 76안타) 11홈런 56타점 OPS .793으로 타격 솜씨를 보여줬다. 
한화 퓨처스 유격수 이민준이 승리 후 투수 김서현에게 엄지척을 하고 있다. 2024.05.15 / foto0307@osen.co.kr
한화 임종찬. 2024.07.05 / jpnews@osen.co.kr
이외에도 외야수 유로결이 64경기 타율 3할2푼1리(224타수 72안타) 5홈런 40타점 10도루 OPS .869, 내야수 정은원이 60경기 타율 2할9푼6리(189타수 56안타) 3홈런 27타점 OPS .845로 활약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유격수 유망주 송호정은 30경기 타율 3할2푼2리(87타수 28안타) 7타점 9도루, 내야수로 입단한 신인 정안석은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꿔 67경기 타율 2할3푼9리(180타수 43안타) 3홈런 20타점 9도루로 경험을 쌓았다.
1군에 자리잡은 외야수 장진혁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즌 초반까지 퓨처스 팀에서 착실하게 준비 과정을 거쳤고, 최근 1군에서 활약 중인 외야수 권광민 역시 퓨처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준비가 빛을 보고 있다. 
1군에 적절하게 선수를 공급하면서 이기는 야구로 젊은 선수들이 경험치를 쌓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3년 연속 퓨처스 우승은 한화의 육성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잡은 결과물로 볼 수 있다. LG도 2020~2021년 2년 연속 퓨처스 북부리그 우승 과정에서 성장한 투수 손주영, 유영찬, 내야수 문보경, 신민재, 외야수 문성주 등 여러 선수들이 1군 전력으로 올라되며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룬 바 있다. 한화도 내년에는 퓨처스 선수들이 1군 전력으로 본격 투입될 시기가 됐다. 
부임 첫 해 우승을 이끈 이대진 한화 퓨처스 감독은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을 잘 성장시켜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는 게 퓨처스 팀의 역할이다”며 “퓨처스에서 승패는 1군만큼 중요하지 않지만 좋은 선수들이 잘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승리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화 퓨처스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05.15 / foto0307@osen.co.kr
한화 퓨처스 이대진 감독이 승리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4.05.15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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