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LOL e스포츠, 결국 모든 길은 ‘페이커’로 통했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4.11.07 13: 29

“우리의 우승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본인들의 삶을 꿈꿔 나갔으면 좋겠다. 우승의 기쁨을 저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에게 나누고 싶다.”
LOL e스포츠에서 결국 모든 길은 그를 통하지 않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띄우기 보다 그간 해왔던 성과들이 다른 이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2013년 데뷔 이후 12년차 프로 e스포츠 선수로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페이커’ 이상혁. 한 분야에서 11년 간 꾸준하게 자신을 갈고 닦으면서 살아있는 전설이 된 그는 또 하나의 획을 스스로 그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데뷔 후 12번의 롤드컵 중 절반이 훌쩍 넘는 8번의 대회에 참가한 그는 다섯 번의 우승과 두 번의 준우승, 4강 한 번을 커리어가 남겼다. 야구에서 열 번의 타석 중 세 번의 안타를 쳐도 훌륭하다는 찬사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지난 기간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각인되어 있는 지 가늠할 수 있다. 여기에 앞서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스포츠 월드컵(EWC) 우승까지 그의 족적은 2024년 e스포츠 시장에서 강하게 남고 말았다.
이상혁은 지난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2024 롤드컵’ 중국 빌리빌리 게이밍(BLG)과 결승전에서 기막힌 크랙플레이로 T1의 3-2 역전 우승의 주역이 됐다. 2, 4, 5세트 전성기를 방불케하는 캐리쇼를 펼친 그는 파이널 MVP에 선정됐다.
글로벌 팬들에게 ‘불사대마왕’으로 불리기도 하는 ‘페이커’ 이상혁은 데뷔 이후 11년 간 마왕같은 활약을 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같이 소환사의 협곡을 누빈 동료들과 함께 해낸 성과라 답했다.
“오늘은 내가 활약할 수 있는 환경, 상황이 잘 만들어졌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는 경기력이 좋지 않았지만 열심히 훈련한 결과가 좋은 쪽으로 이어진 것 같다.”
결승전 보였던 플레이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순간에 대해 “4세트에서 사일러스로 이니시에이팅을 걸었는데 직관적이었지만 동료들이 잘 도와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한 그는 “내가 팬들에게 주는 영향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한다. 내가 이룬 성과로 인해 많은 분들이 힘을 얻고 영감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며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번에 행한 성과가 선한 영향력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했다.
이상혁은 아무도 해내지 못한 다섯 번째 롤드컵 우승의 의미를 묻자 “뿌듯하다거나 대견하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아쉬움이 많이 남고 찝찝함이 남아 있다. 내년에는 이 찝찝함을 떨쳐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돌아본 뒤 “프로 e스포츠 선수로, 멋진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프로게이머가 수명이 긴 직업이 아닌데 아직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나를 통해 팬들이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라고 자신을 지지한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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