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 손흥민 빼고 다 잡은 승리 토트넘...포스텍, "SON 잘했는데 아쉽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11.29 11: 44

"우리가 이겼어야 하는데".
토트넘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5차전 AS 로마와 홈 경기에서 손흥민의 전반 5분 페널티킥(PK) 선제골에 브레넌 존슨의 골에도 불구하고 경기 막판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2-2 무승부에 그쳤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3승 1무 1패로 승점 10을 마크하면서 UEL 리그 페이즈 36개 팀 중 8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직행 티켓에 한 발 더 다가가지 못했다. 반면 클라우드 라니에리 감독이 부임한 로마는 몰아치고도 오프사이드에서 우나 싶었지만 경기 막판 터진 훔멜스의 동점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로마전서 토트넘은 총력전에 나섰다. 특히 잉글랜드 축구협회(FA)에서 손흥민을 향한 인종 차별로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로드리구 벤탄쿠르가 선발로 나섰다. 7경기 징계를 받은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와 리그컵이 아닌 UEFA 주관 경기인 UEL에서는 출전이 가능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18일 FA에게 로드리고 벤탄쿠르(27, 토트넘)에게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00만 원)의 벌금을 받았다. 이는 벤탄쿠르가 지난 6월 우루과이 방송에서 손흥민의 유니폼과 관련해 "그 유니폼은 그의 사촌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으니까"라고 말한 것에 대한 징계였다.
벤탄쿠르는 이후 손흥민에게 사과했고 손흥민도 이를 받아들였지만, FA는 "그의 발언은 부적절하고 모욕적이며, 축구의 평판을 손상시켰다"라며 징계를 확정했다. 벤탄쿠르는 이에 대해 "단순한 농담이었으며 인종차별 의도는 없었다"라고 주장했으나, 독립 위원회는 그의 발언이 명백히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징계가 과도하다고 항소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미러는 "토트넘은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비롯한 5,200만 명의 한국인을 모욕했음에도 징계 경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이어 "토트넘의 항소는 옳지 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들은 리버풀전에 벤탄쿠르를 출전시키지 못하게 된 점만 걱정하는 듯하다. 소속 선수가 심각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음에도 이를 교육과 성장의 기회로 삼지 않고, 오히려 그를 감싸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벤탄쿠르는 데얀 쿨루셉스키, 파페 마티르 사르와 함께 중원을 형성했다. 공격진 역시 브레넌 존슨과 손흥민, 도미닉 솔랑케로 토트넘의 최정예 라인업으로 나섰다. 포백은 아치 그레이-라두 드라구신-벤 데이비스-페드로 포로가 나섰다.
이날 토트넘의 경기 시작은 매우 좋았다. 전반 2분 파페 사르는 상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상대 수비수 훔멜스에게서 파울을 당하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당초 주심이 파울을 불지 않았으나, 온필드리뷰 비디오판독(VAR)을 거친 끝에 파울로 인정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는 당연히 토트넘의 전담 키커 손흥민이 나섰다. 해리 케인이 떠나고 토트넘의 전담 키커로 나서고 있는 손흥민은 평소 놀라운 성공률을 보인다. PK의 성공 역시 매우 중요한 상황이기에 손흥민이 나서는 것이 당연한 상황.
전날 레알 마드리드의 경우 리버풀 상대로 0-1로 뒤진 후반 14분 루카스 바스케스가 PK를 얻어내며 절호의 동점골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킬리안 음바페가 해결하지 못했다. 음바페가 찬 슈팅은 리버풀 수문장 퀴빈 켈러허에게 정확히 읽히며 막히고 말았다.
PK 실축을 비롯해 음바페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날 그는 가장 익숙한 위치인 좌측 공격수로 나서며 리버풀 골문을 겨냥했다. 중앙 스트라이커로 뛴 것도 아니기에 포지션 문제를 변명으로 삼을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음바페는 경기 내내 부진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손흥민은 음바페와 다랐다. 그는 전반 5분 침착하게 키퍼를 속이고 오른쪽으로 가볍게 차 넣었다. 골키퍼가가 완전히 속으면서 토트넘의 값진 선제골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시즌 4호골로 유로파리그 개인 통산 8호골이었다. 
이 골은 손흥민 입장에서도 값졌다. 이번 시즌 잔부상으로 고생한 손흥민은 지난달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의 득점 이후 41일 만의 득점이자, 유럽클럽대항전에서는 2022년 10월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2년 1개월 만의 복귀골이기도 했다.
단 승부는 쉽지 않았다. 로마 역시 바로 따라 붙었다. 전반 20분 로마는 디발라가 왼쪽 측면서 날카롭게 올린 프리킥이 은디카의 어깨를 맞고 크로스바를 넘어 골문 안으로 떨어졌다. 심판이 득점을 인정하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세를 탄 로마는 전반 22분 다시 한 번 디발라를 앞세워 경기를 풀어갔다. 그는 날랜 움직임으로 토트넘 수비진을 정확한 패스로 엘 샤라위의 환상적인 발리 슈팅을 이끌었다.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으나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한숨 돌린 토트넘은 전반 34분 역습 상황서 추가골을 내줬다. 이번 시즌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쿨루셉스키가 해냈다. 그가 공을 잡고 중앙서 측면으로 치고 나가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패스를 받은 존슨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2-1로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기세를 이어가던 토트넘은 후반 32분 손흥민을 티모 베르너와 교체로 경기장에서 뺐다. 부상서 돌아온 그의 몸 상태를 배려하고 풀럼전을 보는 교체. 그러나 여파가 상당했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없자 상대의 맹공을 허용하던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마츠 훔멜스에게 동점골읗 허용하면서 2-2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 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경기 막판 실점이 아쉽다. 그래도 경기력은 좋았다. 몰아칠 때 끝났어야 하는데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면서 "골뭍 앞에서 침착함을 보여야 했다. 그러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비카리오를 대신해서 나선 포스터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면서 "골을 넣은 손흥민과 존슨은 솔직히 잘했다. 기회도 많이 만들고 우리 팀적으로 몰아쳤다. 아무리봐도 우리가 이겼어야 하는 경기다"라고 한숨 내쉬었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