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킬리안 음바페(25)가 팀 동료 주드 벨링엄(21, 레알 마드리드)에게 무시당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레알 마드리드가 리버풀에 패한 뒤 밖에선 보이지 않는 터널 안 영상이 공개됐다. 그러자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음바페를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리버풀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AC 밀란전(1-3)에 이어 연패에 빠지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전체 순위표에서도 승점 6점에 머무르며 24위까지 내려앉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초반부터 고전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부상으로 빠진 탓인지 공격에서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흔들리던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7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맥 알리스터 코너 브래들리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리버풀은 후반 25분 모하메드 살라가 PK를 실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리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리버풀은 후반 31분 코디 각포의 헤더 추가골로 2-0을 만들며 더 달아났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리버풀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레알 마드리드로선 음바페의 부진이 뼈아팠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4분 루카스 바스케스가 PK를 얻어내며 절호의 동점골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음바페가 해결하지 못했다. 음바페가 찬 슈팅은 리버풀 수문장 퀴빈 켈러허에게 정확히 읽히며 막히고 말았다.
증명해야 하는 장에서 오히려 고개를 떨군 음바페다. 이날은 중앙 스트라이커로 뛴 것도 아니기에 포지션 문제를 변명으로 삼을 수도 없었다. 가장 익숙한 왼쪽 측면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부진했다.
특히 음바페는 리버풀 우측 풀백 브래들리와 일대일 싸움에서 압도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비니시우스가 없는 만큼 음바페가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했지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말았다.
골닷컴 역시 "브래들리를 상대로 큰 문제를 겪었고, 제대로 된 타이밍에 뛰지 못했다. 그리고 PK를 놓쳤다. 이번이 그가 빛날 수 있는 기회로 보였지만, 그 대신 꽤 비참했다"라며 음바페에게 가장 낮은 평점 3점을 줬다. 매체는 "음바페를 향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팬들은 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선수도 아닌 '차기 발롱도르 1순위'로 기대받던 음바페이기에 충격적인 부진이다. 그는 지난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이적료 없이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했다.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위해 PSG 보드진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일도 피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드림 클럽'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게 된 음바페. 하지만 그의 레알 마드리드 생활은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아직 몇 달밖에 되지 않긴 했지만, 지금까지는 확실히 실패다.
음바페는 중앙에 배치되고도 습관적으로 왼쪽으로 빠지면서 비니시우스, 호드리구와 동선이 겹치는 문제를 겪고 있다. 라리가 성적은 12경기 7골 1도움으로 괜찮아 보이지만, 그중 3골이 PK 득점이다. 게다가 나머지 4골도 음바페다운 시원한 득점이라기보다는 동료들이 만들어준 득점들에 가깝다.
특히 음바페는 UCL 무대에서 더욱 고전 중이다. 그는 한 골을 넣은 슈투트가르트전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침묵했다. 이번엔 PK 기회까지 날려버리며 실망감을 안겼다.
여기에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걱정을 키우는 영상이 공개됐다. 마치 벨링엄이 음바페를 무시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 것.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하프타임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경기장 터널에 모여있다. 그리고 음바페는 벨링엄의 어깨를 건드린 뒤 박수를 치며 무언가 말을 건넸다. 조언이나 전술적 이야기를 나누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벨링엄은 음바페에게 대꾸하지 않고 안토니오 뤼디거와 페데리코 발베르데, 브라힘 디아스 등 다른 동료들과 대화를 나눴다. 음바페는 그저 벽에 등을 기댄 채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 바이블은 "벨링엄은 음바페를 무시하는 듯했다"라고 설명했다.
팬들도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한 팬은 "음바페는 라커룸의 리더가 아니다. 벨링엄은 그에게 말도 걸지 않았다"라고 적었고, 다른 팬은 "음바페는 길을 잃은 것 같다. 안타깝게 여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하프타임에 이런 몸짓은 패배를 받아들이고 망가진 사람처럼 보인다. 우리가 알던 음바페가 아니다", "음바페의 자신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새로운 동료들에게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벨링엄이 왜 그를 완전히 무시했을까?", "음바페가 얼마나 슬퍼보이는가"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안 그래도 불화설이 돌고 있는 음바페다. 앞서 프랑스 저널리스트 로맹 몰리나는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를 데려온 걸 후회한다. 장담할 수 있다. 난 비공식적으로 그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레알 마드리드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의 변덕이었다. 페레즈만이 그를 원했다. 그는 항상 거물급 선수들을 좋아했다"라고 주장했다.
페레즈 회장이 독단적으로 추진한 영입이라는 것. 심지어는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마저 음바페를 탐탁치 않아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몰리나는 "레알 마드리드는 진절머리가 났다. 음바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라커룸에서도 좋지 않다. 물론 반드시 음바페의 잘못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전설 에마뉘엘 프티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음바페의 대표팀 선배이기도 한 그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여러 선수들은 음바페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UCL과 라리가를 우승했던 팀 라커룸이 음바페 때문에 망가졌다. 그는 비니시우스와 벨링엄처럼 발롱도르를 목표로 하는 선수들이 넘치는 팀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벨링엄이 음바페의 말을 차단하는 듯한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불화설에 장작을 지피게 됐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진 알 수 없지만, 분명 음바페는 고립된 모습이었다. 자신감뿐만 아니라 팀 내 입지도 많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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