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멍하니 벽을 바라보고 있는 선수'가 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리버풀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AC 밀란전(1-3)에 이어 연패에 빠지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전체 순위표에서도 승점 6점에 머무르며 24위까지 내려앉았다.
초반부터 홈팀 리버풀이 몰아붙였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부상으로 빠진 레알 마드리드는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선제골도 리버풀의 몫이었다. 후반 7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가 코너 브래들리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리버풀은 후반 25분 모하메드 살라가 PK를 실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리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리버풀은 후반 31분 코디 각포의 헤더 추가골로 2-0을 만들며 더 달아났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리버풀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레알 마드리드도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4분 루카스 바스케스가 PK를 얻어내며 절호의 동점골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음바페가 해결하지 못했다. 음바페가 찬 슈팅은 리버풀 수문장 퀴빈 켈러허에게 정확히 읽히며 막히고 말았다.
PK 실축을 비롯해 음바페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날 그는 가장 익숙한 위치인 좌측 공격수로 나서며 리버풀 골문을 겨냥했다. 중앙 스트라이커로 뛴 것도 아니기에 포지션 문제를 변명으로 삼을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음바페는 경기 내내 부진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리버풀 우측 풀백 코너 브래들리와 일대일 싸움에서 압도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비니시우스가 없는 만큼 음바페가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했지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말았다.
이어 "음바페를 향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팬들은 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음바페는 지난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이적료 없이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했다. 오랜 이적 사가 끝에 드디어 '드림 클럽'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게 된 음바페. 그는 입단식에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과 함께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했고, 유창한 스페인어로 팬들에게 첫 인사를 남겼다.
하지만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 생활은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그는 중앙에 배치되고도 습관적으로 왼쪽으로 빠지면서 비니시우스, 호드리구와 동선이 겹치는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음바페는 UCL 무대에서 더욱 고전 중이다. 그는 한 골을 넣은 슈투트가르트전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침묵했다. 이번엔 PK 기회까지 날려버리며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팬들도 인내심을 잃은 모양새다.
골닷컴은 "지금까지 음바페의 밤과 시즌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공짜 이적을 돈 낭비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라거나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최악의 영입은 누구일까? 음바페 아니면 에당 아자르다 가 아닌 음바페는 골을 못 넣는다. 드리블도 못 한다. 간단한 패스도 못 한다. 경합 중 90%를 진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음바페는 벌써 불화설까지 나돌고 있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로맹 몰리나는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를 데려온 걸 후회한다. 장담할 수 있다. 난 비공식적으로 그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레알 마드리드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페레즈 회장의 변덕이었다. 페레즈만이 그를 원했다. 그는 항상 거물급 선수들을 좋아했다"라고 주장했다.
몰리나는 "레알 마드리드는 진절머리가 났다. 음바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라커룸에서도 좋지 않다. 물론 반드시 음바페의 잘못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라고 강조했다.
음바페는 공개된 영상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그저 벽에 기대어 멍한 모습만 보이고 있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