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4선 가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29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대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8일 연맹은 K리그 개인상 후보선정위원회(이하'위원회')를 열어올 시즌 K리그1,2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일레븐 부문의 3배수 후보를 선정했다.
위원회는 연맹기술위원회(TSG) 소속위원, 취재기자, 해설위원 등 올 시즌 K리그 현장에서 많은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위원회에서는 각 구단이 제출한 부문별 후보 명단을 바탕으로 시즌 기록과 활약상을 고려하여 후보 선정 작업을 마쳤다.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은 각 1명씩, 베스트일레븐은 골키퍼1명, 수비수4명, 미드필더4명, 공격수 2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베스트일레븐수비수와 미드필더 부문은 세부 포지션인 좌, 우, 중앙을 구분하여 수상자를 가린다.
올 한해 K리그를 마무리하는 자리에 최근 4선 도전을 선언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참석했다.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이기도 한 그는 지난 2013년 첫 회장직에 뽑힌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만약 정몽규 회장이 4연임에 도전하라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는 오는 2일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4선 도전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정지를 통보 받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 자격을 승인한 바 있다.
자연스럽게 정 회장의 4연임 심사도 승인할 확률이 높다. 이기흥 회장의 직무 정지를 선언한 문체부는 감사결과를 통해 축구협회에 정 회장 역시 중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정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홍명보 등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협회의 행정 불투명 문제가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았으나 정 회장은 ‘심사숙고’ 끝에 4선 도전을 선택한 상태다.
만약 정 회장이 공식적으로 4선에 도전하려면 임기 만료일(2025년 1월21일) 50일 전인 다음 달 2일까지 대한축구협회에 후보자 등록 의사를 밝혀야 한다
따라서 정 회장은 다음 달 2일 체육회 공정위에 연임 심사서를 내고, 축구협회에 후보자 등록 의사표명서를 접수할 확률이 높다.
한편 경쟁자는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력하다. 허 감독은 지난 25일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29일 성명서를 통해서 정몽규 회장의 4선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날 성명서에서 허정무 감독은 “정 회장은 절차를 무시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비상근 임원에 대한 방만한 자문료 지급 등 독단적이고, 불투명하며, 무책임한 협회 운영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요구를 받았다. 더구나 정 회장 체제 아래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추락을 지켜보는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허정무 전 감독은 “정몽규 회장은 국민들의 여망과는 달리 정반대의 결정을 내리며 또 한번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에게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겼다. 국민들의 충심 어린 고언은 보지도, 듣지도 않겠다는 독선적이고 무책임한 경영 스타일을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은 그 자체로 축구계의 큰 불행”이라며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축구가 개혁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울 뿐이다. 수많은 축구팬들과 축구인들은 축구협회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태어나고, 공정과 상식, 원칙을 되찾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또 “공정과 상식 그리고 원칙이 통하는 대한축구협회와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국민과 축구인들이 나서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통해 정 회장의 폭주를 막고 대한축구협회의 혁신을 주도할 인물을 뽑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이날 시상식에 참가한 정몽규 회장은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직접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으면서 사실상 4선 도전을 암시했다. 그는 "아직 이런저런 절차가 남아있다. 추후 정리가 된다면 말씀드리겠다"라면서 "이날은 나보다는 K리그 선수와 팀들에게 관심을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회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서 후보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라고 사실상 4선 도전을 선언했다. 앞서 축구계 관계자는 최근 정몽규 회장이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출마를 위한 준비를 마친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이번 인터뷰를 기점으로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 가도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