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GK MVP' 조현우의 농담. "운재형이랑 경쟁해도 내가 타지 않았을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11.29 17: 56

  "앞으로 내가 다른 골키퍼 유망주들의 우상이 됐으면 좋겠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29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대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8일 연맹은 K리그 개인상 후보선정위원회(이하'위원회')를 열어올 시즌 K리그1,2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일레븐 부문의 3배수 후보를 선정했다.
위원회는 연맹기술위원회(TSG) 소속위원, 취재기자, 해설위원 등 올 시즌 K리그 현장에서 많은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위원회에서는 각 구단이 제출한 부문별 후보 명단을 바탕으로 시즌 기록과 활약상을 고려하여 후보 선정 작업을 마쳤다.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은 각 1명씩, 베스트일레븐은 골키퍼1명, 수비수4명, 미드필더4명, 공격수 2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베스트일레븐수비수와 미드필더 부문은 세부 포지션인 좌, 우, 중앙을 구분하여 수상자를 가린다.

K리그1 베스트 11도 공개됐다. 먼저 베스트 11 골키퍼로는 울산 현대 3연패의 주역 조현우가 선정됐다. 그는 이번 시즌 리그 38경기에 나서 40실점만을 내주면서 클린시트 14회를 기록했다. 라운드 MVP는 2번, 라운드 베스트 11은 11회나 선정됐다. 이번 수상으로 조현우는 2017시즌부터 8회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K리그2(2015,2016)까지 범위를 넓히면 무려 10회 연속 수상이다. 조현우는 "김판곤 감독님께 감사하다. K리그 모든 골키퍼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누군가의 꿈이 되도록 더 많이 노력하도록 하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조현우는 K리그 MVP는  조현우도 차지했다. 그는 감독 8표, 주장 7표, 미디어 75표 등 고른 지지를 받으면서 MVP를 수상했다. 한편 이날 수상으로 인해서 울산은 리그 3연패에 더해 MVP 3연패를 기록했다. 2022년 이청용, 2023년 김영권에 이어 2024년 조현우까지 3년 연속 다른 선수가 MVP를 차지하면서 '팀 울산'의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조현우의 경우 오랜만에 나온 골키퍼 MVP다. 그는 2008년 이운재(수원 삼성) 이후 무려 16년 만에 MVP를 차지한 골키퍼가 됐다. 그를 뒤어 최다도움상의 안데르손(감독 3표 주장 5표 미디어 8표)로 2위, 영플레이어상을 차지한 양민혁(감독 1표 주장 1표 미디어 33표)로 3위를 기록했다.
MVP를 타고 기자 회견장에 나선 조현우는  "믿기지 않는다. 선수들 덕분에 받았다. 내년에 또 받지 말란 법 없으니 내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어릴적 축구를 좋아했고 힘든 환경에서 축구만 바라보고 살았던 아이였다. 어릴 때부터 축구 선수가 돼서 어린 친구들에게 꿈이 되고 싶었다. MVP를 받으면서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힘든 환경 속에서 축구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조현우는 "골키퍼가 관심 받기 힘든 포지션이고 어려운 포지션인데 K리그에 훌륭한 골키퍼가 많다. 골키퍼가 MVP 받은 게 오래 됐더라.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관심 주면 좋겠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이어 "국가대표도, K리그도 힘을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얘기를 한다. 훌륭한 누군가가 나오면 그 선수가 박수를 받아야 한다. 나도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이런 계기를 통해, 골키퍼를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꿈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울산과 재계약을 택한 조현우는 "축구 선수는 항상 해외 이적을 생각한다. 우리도 늘 그랬다. 울산이 나를 사랑해준다고 생각이 들어 행복하게 살고 있다. 앞으로도 울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현우는 MVP 상금(1000만원)을 전액 기부한다. 그는 "어린 친구들에게 상금을 쓴다는 건 가족들과도 얘기를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는 친구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상을 받게 돼 실천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담담하게 이유를 밝혔다.
골키퍼 MVP를 수상한 조현우는 전 세대 골키퍼 MVP 이운재에 대한 질문에 "잘 기억은 안난다, 그래도 내가 있었으면 이운재 선배가 아니라 내가 리그 MVP를 탔을 것 같다. 그냥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라면서 "8회 연속 리그 베스트 11이지만 9회, 10회 등 계속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고 미소를 보였다.
울산 3연패서 매년 MVP로 후보로 거론되던 조현우는 "사실 MVP는 매년 타고 싶었다. 근데 막상 이름이 호명돼서 상을 타러가니 기분이 정말 너무 이상하더라. 근데 막상 상을 타고나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 기세를 이어서 무조건 한 번만 더 상을 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조현우는 "1월부터 바쁘게 보냈다. K리그 전 경기 출장에 대표팀까지 정신 없이 보냈다. 이 상이 그 바쁜 시기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코리아컵도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절대 멈추지 않는 선수로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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