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한국계 슈퍼 유틸리티 야수 토미 에드먼(29)이 연장 계약으로 큰돈을 손에 쥐었다.
미국 ‘ESPN’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들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 에드먼이 5년 7400만 달러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이 보장되며 2030년 1300만 달러 구단 옵션을 넣었다. 다저스가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에드먼에게 30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줘야 한다.
계약금으로 1700만 달러를 받는 에드먼은 보장 금액 7400만 달러 중 2500만 달러를 추후 지급받는 디퍼(지불 유예) 조건으로 계약했다. 다저스와 계약 기간이 끝나고 5년이 지난 뒤 10년에 걸쳐 2500만 달러를 받게 됐다.
이로써 다저스는 지난 27일 FA 투수 블레이크 스넬과 5년 1억82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한 뒤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가 될 예정이었던 에드먼도 미리 붙잡았다. 스넬도 약 6000만 달러에 달하는 디퍼를 포함했는데 에드먼도 총액의 3분의 1을 추후 지급하기로 했다.
다저스는 2020년 7월 12년 3억65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외야수 무키 베츠(2033~2044년 12년 1억1500만 달러), 2022년 3월 6년 1억6200만 달러에 FA 계약한 1루수 프레드 프리먼(2028~2040년 13년 5700만 달러), 지난해 12월 10년 7억 달러에 FA 계약한 투타겸업 오타니 쇼헤이(2034~2043년 10년 6억8000만 달러), 올해 1월 1년 2350만 달러에 FA 계약한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2030~2039년 10년 850만 달러), 3월 10년 1억40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포수 윌 스미스(2034~2043년 10년 5000만 달러)에 이어 스넬과 에드먼까지 연이어 추후 지급 조건을 포함했다.
연봉의 일부를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지급 유예하는 디퍼는 구단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당장 사치세 계산에 반영되는 연봉을 줄여 페이롤(팀 연봉 총액)에 유연성을 갖고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의 상승으로 현금 가치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기 때문에 선수에겐 불리한 조건이지만 다저스와 계약하는 선수들은 디퍼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만큼 다저스 팀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있기에 가능하다.
에드먼도 다저스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 시즌 전 세인트루이스와 2년 보장 1650만 달러 계약을 했지만 연봉 조정 청문회에 갈 뻔할 정도로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다저스에 와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고, 예상보다 큰 연장 계약으로 대박을 쳤다.
한국 출신 이민자 곽경아 씨와 미국인 아버지 존 에드먼 사이에서 2남1녀의 둘째로 태어난 ‘한국계’ 에드먼은 2016년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196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지명됐다. 우투양타로 주 포지션은 2루수이지만 유격수, 중견수까지 넘나드는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올해까지 6시즌 통산 633경기 타율 2할6푼3리(2366타수 623안타) 59홈런 242타점 363득점 162볼넷 429삼진 112도루 출루율 .317 장타율 .408 OPS .726을 기록했다. 2021년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받으며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7월30일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를 떠나 다저스로 이적했다. 지난겨울 오른쪽 손목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한 에드먼은 8월20일부터 다저스 선수로 데뷔했고, 37경기 타율 2할3푼7리(139타수 33안타) 6홈런 20타점 6도루 OPS .711을 기록했다. 타격 성적은 눈에 띄지 않지만 중견수, 유격수를 넘나들며 팀에 필요한 부분을 메웠다.
가을야구에서 방망이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에서 16경기 타율 3할2푼8리(61타수 20안타) 2홈런 13타점 5도루 OPS .862로 활약하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것이다. 특히 뉴욕 메츠와의 NL 챔피언십시리즈에서 6경기 타율 4할7리(27타수 11안타) 1홈런 11타점 1도루 OPS 1.023으로 대폭발하며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 사랑도 남다른 선수다.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태극마크를 달며 큰 화제가 됐다. 어머니의 나라를 위해 먼길을 달려오며 한국야구대표팀 최초의 혼혈 선수로 뛰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