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만날 것” 양현종 추천선수의 끝인사…10승 보장된 특급 좌완, 왜 재계약 불가 통보 받았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12.01 09: 41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의 추천으로 KBO리그와 인연을 맺은 웨스 벤자민이 2년 연속 11승에도 KT 위즈와 동행 연장에 실패했다. 벤자민은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벤자민은 1일 자신의 SNS 계정에 “KT 위즈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추억을 쌓았다. KT에서 보낸 시간이 너무 소중하며, 수원 팬들이 보내주신 사랑과 친절에 감사드린다.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고 믿는다”라고 KT 팬들을 향해 작별인사를 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5년 보류선수 명단에 따르면 KT는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과 재계약하지 않고, 보류권마저 포기했다. 벤자민과의 3년 동행에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두산은 최승용, KT는 웨스 벤자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4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 두산 김재환을 상대하는 KT 선발 벤자민이 파울 뜬공 타구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2024.10.03 / dreamer@osen.co.kr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두산은 최승용, KT는 웨스 벤자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5회말 2사 2루 상황 두산 김기연을 투수 땅볼로 이끌며 실점없이 이닝을 막아낸 KT 선발 벤자민이 포효하고 있다. 2024.10.03 / dreamer@osen.co.kr

벤자민은 지난 2022년 5월 부상 이탈한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벤자민의 계약 규모는 33만1000 달러(약 4억 원)에 불과했다.
벤자민은 KBO리그 입성 당시 양현종과의 인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양현종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인연을 맺었고, 이에 이강철 감독이 옛 제자인 양현종에게 벤자민의 정보를 물으며 영입에 도움을 얻었다. 이 감독은 “(양)현종이가 벤자민을 적극 추천했다”라고 벤자민 영입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벤자민은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022년 6월 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3이닝 무실점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지만 보름 뒤 건강을 회복해 17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17경기 중 11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고, WHIP(1.02), 피안타율(.216) 모두 외인에 걸맞은 수치를 기록했다. 승운이 다소 없었을 뿐 빠른 리그 적응과 함께 최소 6이닝은 책임질 수 있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LG는 켈리가, KT는 벤자민이 선발투수로 나선다. KT는 전날 5일 LG와의 경기에서 8-7로 승리를 거뒀다. 5회말 종료 후 KT 벤자민이 더그아웃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4.04.06 / ksl0919@osen.co.kr
벤자민은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뽐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깜짝 구원 등판해 KKK 삼진쇼를 펼친 뒤 준플레이오프서 키움을 만나 7이닝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2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벤자민은 이에 힘입어 KT와 130만 달러(약 17억 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벤자민의 재계약 전망은 어두워 보였다. 에이스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잦은 기복으로 이강철 감독의 근심을 가중시켰다. 그런 가운데 보 슐서의 대체 선수로 쿠에바스가 복귀했고, 벤자민은 2선발로 순서를 바꿔 특급 좌완의 면모를 되찾았다. 7월 4경기 4승 평균자책점 1.67로 감을 잡은 뒤 승승장구하며 29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로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20승)에 이어 다승 2위를 차지했다.
벤자민은 실력과 더불어 인성 또한 훌륭한 선수로 유명했다. KT 입단과 함께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열심히 공부하는 외국인선수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는 벤자민이 동료들과 소통하며 친해지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 결과 그라운드와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과 특급 팀 케미스트리를 보여 왔다. 이강철 감독이 “벤자민은 너무 착해서 문제다”라고 말할 정도로 성품이 온화했다. 
1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KT는 웨스 벤자민, SSG는 로버트 더거를 선발로 내세웠다.KT 벤자민이 경기에 앞서 구심을 바라보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4.12 /jpnews@osen.co.kr
총액 140만 달러(약 18억 원)에 재계약한 벤자민은 올해도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며 28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을 남겼다. 다만 이닝이 지난해 160이닝에서 149⅔이닝으로 감소했고, 피홈런은 12개에서 28개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내구성에서도 약점을 보였는데 선발진이 줄부상에 신음한 전반기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3주 휴식을 요청한 뒤 후반기 체력 저하로 인해 14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5.22로 치열한 순위싸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이에 KT는 장고 끝 2025시즌 외국인선수 농사에서 벤자민을 과감하게 제외시켰다. 스토브리그 초반에는 벤자민 재계약에 여지를 두기도 했지만, 에이스 쿠에바스를 2선발로 내리고, 쿠에바스보다 강한 외국인투수를 구하는 플랜이 낙점됐다. 벤자민은 3시즌 통산 74경기 31승 18패 평균자책점 3.74(406⅓이닝 169자책)를 남기고 정든 수원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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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두산은 최승용, KT는 웨스 벤자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6회말 두산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KT 선발 벤자민과 전날 승리투수 쿠에바스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2024.1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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