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박찬호(29)가 프로 데뷔 11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들어올렸다.
박찬호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총 288표 중 154표를 받아 득표율 53.5%를 기록하며 박성한(SSG, 118표)을 36표차로 제치고 골든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2014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50순위)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박찬호는 2019년부터 주전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KBO리그 통산 9시즌 954경기 타율 2할6푼2리(3063타수 803안타) 18홈런 311타점 439득점 160도루 OPS .649를 기록한 박찬호는 지난해 130경기 타율 3할1리(452타수 136안타) 3홈런 52타점 73득점 30도루 OPS .734로 활약했지만 오지환(LG)에 34표차로 밀려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아쉽게 골든글러브를 놓친 박찬호는 올해 다시 한 번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134경기 타율 3할7리(515타수 158안타) 5홈런 61타점 86득점 20도루 OPS .749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타율 3할1푼8리(22타수 7안타) 1타점 7득점 OPS .830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KIA의 12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마침내 골든글러브를 들어올린 박찬호는 “올 시즌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것 같다. 우승도 했고 유격수로 받을 수 있는 상도 모두 받았다. 절대 안주하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내년에도 또 이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항상 감사드린다. 그리고 항상 어느 구장을 가더라도 원정이라는 느낌이 안들게끔, 주눅들지 않도록 열성적으로 응원을 해준 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항상 감사드린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찬호는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처음 내 이름을 들었을 때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몸에 힘이 풀린 것 같다. 수상 소감을 말하다가 울컥한 것은 아니고 긴장을 해서 잠깐 목소리가 안나왔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박찬호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자 2022년과 2023년 연달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오지환(LG)이 직접 무대에 올라와 꽃다발을 전하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라며 웃은 박찬호는 “오늘 다른 상을 받으시는 줄 알았는데 이런 큰 뜻이 있었다. 멋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또 하나 배워가는 것 같다. 이런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씩 나도 선배로서 조금씩 배워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내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기대를 안할 수 없었다”라고 말한 박찬호는 “수상에 기대가 생기니까 더 긴장을 했다. 트로피가 많이 무겁다”라고 웃으며 “이게 1회성으로 끝나면 안된다. 앞으로 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서 “골든글러브는 일단 미치는 선수가 나오면 안된다. 운 때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만약 (김)하성이가 미국에 가지 않았다면 나는 꿈도 못꿨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말 내 스스로 대견하다고 해주고 싶다”라며 지난 11년을 돌아본 박찬호는 “정말 잘근잘근 씹으면서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왔다. 단순히 대단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거를 잘 버텨냈다는 것에 대견하다고 해주고 싶다.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가족들의 힘이 없었다면 나 혼자 버텨내지 못했을 것 같다”라고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박찬호는 “사실 골든글러브 보다는 수비상을 지키고 싶다. 골든글러브는 아무래도 타격이 많이 반영되는데 나는 타격으로 승부를 보는 선수는 아닌 것은 모두가 알지 않나. 연속 수상은 기대를 안하고 있다. 그렇지만 내 나름대로 내 지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내년에 또 올리고 내후년에 또 올리면 자연스럽게 좋은 성적이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