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요즘 춥잖아요.”
김도영(KIA 타이거즈)은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도영은 유효표 288표 가운데 무려 280표(득표율 97.2%)를 획득하며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4표, 1.4%), SSG 랜더스 최정(3표, 1%), 한화 이글스 노시환(1표, 0.4%)을 제치고 올해 최고의 3루수로 우뚝 섰다.
2022년 KIA 1차지명 출신 김도영은 프로 3년차를 맞아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첫 풀타임 소화임에도 141경기 타율 3할4푼7리(3위) 38홈런(2위) 109타점(공동 7위) 40도루(6위) 143득점(1위) 장타율 .647(1위) 출루율 .420(3위) OPS 1.067(1위)의 파괴력을 뽐내며 차세대 슈퍼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김도영은 지난 4월 역대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며 기록 잔치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최연소·최소경기 100득점 및 30홈런-30도루, 최연소 두 번째 사이클링히트이자 역대 2호 내추럴 사이클링히트(안타-2루타-3루타-홈런 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 등 새 역사를 창조하고 또 창조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국내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에 도전했고,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생애 첫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올해 마지막 시상식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김도영은 “후련한 느낌이다. 올해 시상식을 많이 다니면서 너무 행복했다. ‘이런 순간이 다시 찾아올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올해가 커리어하이가 아니길 바라면서 또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MVP와 골든글러브 중 어떤 상이 더 의미 있냐는 질문에는 “MVP가 더 의미 있는 거 같다. 하지만 골든글러브는 꾸준히 노리고 싶은 상이다. MVP는 계속 노린다고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도영은 MVP에 이어 골든글러브 또한 만장일치 수상에 실패했다. 2020년 양의지(NC 다이노스)의 최고 득표율 99.4%(342표 중 340표) 기록도 근소한 차이로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아쉬움은 없고, 그냥 골든글러브를 받았다는 거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라고 이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김도영은 이날 시상대에서 “응원을 보내주신 한국 야구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길 바라겠다”라는 현재 어수선한 시국을 의식한 듯한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구체적인 의미를 묻자 “그건 이해하기 나름인 거 같다”라며 “그냥 요즘 날씨가 춥지 않나. 난 그런 부분을 말한 거고, 팬들이 조금 더 따뜻한 내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런 말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올해 KBO리그를 지배했음에도 자신의 플레이에 100점 만점에 80점을 매겼다. 그러면서 “100점은 항상 없을 거 같다. 아직 보완할 부분도 많이 있다라며 ”내년에 올해처럼 잘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 그냥 올해와 비슷하게만 했으면 좋겠다. 또 올해보다 더 잘하는 시즌이 나올 거라고 믿고 훈련할 것이다. 앞으로 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해 이런 시상식을 많이 다니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도영에게 끝으로 향후 3루수 골든글러브를 몇 개 더 받고 싶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KBO에 있는 동안은 계속 받고 싶다. 개근이 목표다”라고 진정한 KBO리그 대표 3루수가 되는 그날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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