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2008년 상반기 예능계는 혁명적으로 예능을 바꾼 ‘무한도전’의 1인 독주 체제가 마감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2006년 시작된 ‘무한도전’의 절대 권력이 쇠퇴하면서 예능 트렌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2008년 초반에는 ‘무한도전’을 벤치마킹해 출범한 ‘1박2일’이 ‘무한도전’을 위협하는 강자로 떠올랐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트렌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무한도전’이나 ‘1박2일’ 모두 ‘판타지 리얼’ 계통의 예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촬영과 출연자들의 현실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리얼’이지만 프로그램의 프레임은 ‘무한도전’이나 ‘1박2일’ 모두 일반인들이 꿈꾸는 일상 생활의 탈출적인 요소가 강했다는 측면에서 ‘판타지’ 계열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는 2008년 상반기 방향을 다소 틀었다. ‘리얼’은 유지하되 일반인들도 늘 겪고 있는 일상 생활의 연예인 버전이 큰 인기를 끌게 됐다. ‘일밤’의 ‘우리 결혼했어요’나 ‘서인영의 카이스트’가 대표적이다. 결혼 생활의 디테일을, 학창 생활의 소소한 일면들을 인기 연예인들을 통해 보여준 이 프로그램들은 과거 같았으면 제기됐을 ‘진실성 논란’에 별다른 휘둘림이 없었다. ‘재미는 재미일 뿐’이라는 관점이 이전보다 더욱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여전히 2008년 상반기 예능의 최강자는 ‘판타지 리얼’ 계열의 ‘1박2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처럼 ‘일상 리얼’ 계열의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상 리얼’ 프로그램들이 하반기에는 더욱 위세를 떨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지고 있다. ‘일상 리얼’의 급부상이 가장 두드러지지만 2008년 상반기 예능에는 부가적으로 주목할 만한 특징이 하나 더 있다. ‘라디오스타’와 ‘명랑히어로’로 대표되는 ‘집단 깐죽 토크’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프로그램들이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들은 지금까지 좀처럼 도덕적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착한 예능, 의미가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수없이 존재해왔고 연예인 또는 사회의 숨기고 싶은 일면을 건드리는 일을 꺼려왔다. 하지만 ‘라디오스타’가 이런 틀을 깨트리며 유쾌한 반란을 시도했고 별다른 도덕성 논란 없이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명랑히어로’라는 유사 계열 프로그램의 탄생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예능 프로그램에까지 영향을 끼치던 한국 방송의 엄숙주의가 좀더 힘을 잃게 됐고 한국 예능도 영역과 소재를 더욱 확장해나갈 계기를 마련했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1박 2일’과 ‘무한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