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구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라이온즈가 최근 내년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김응룡 사장과 김재하 단장의 사퇴 이야기가 나오는 등 마치 시한폭탄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삼성 구단 창단 멤버로 지난 1999년부터 단장직을 맡고 있는 김재하 단장은 15일 “사표는 아직 제출하지 않았으나 인터넷 도박 사건 수사가 끝나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응룡 사장과 함께 경영진에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일부 언론에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응룡 사장은 한달 전부터 외부와 일체의 연락을 않고 있다가 이 소식이 전해지자 “내가 지금 싯점에서 사표를 내겠다고 한 적이 없다. 사건을 결말지은 다음에 거취를 밝히겠다”고 단장의 발언과 다른 소신을 밝혀 배경에 각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응룡 사장은 지난 11월 14일 히어로즈에서 투수 장원삼을 현금 30억 원에 데려오기로 하면서 논란의 표적이 됐고 상당한 비난에 몰렸습니다.
야구 규약상 적법한데도 ‘도덕적으로 잘못됐다’에서 ‘히어로즈 가입 당시 조건을 위반했고 구단간 합의 사안을 위배했다’며 다른 6개 구단으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내년 시즌 삼성과 히어로즈의 경기를 보이코트하겠다’는 소리와 ‘이 같은 사태를 도와준 KBO 총재와 임원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뒷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트레이드 승인 여부를 놓고 세 차례나 고심 끝에 지난 11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원삼 트레이드는 승인 않기로 불가 판정을 밝히고 총재 자신은 임기 만료에 3개월 가량 앞선 12월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6개 구단으로부터 내몰리고 야구 규약상으로도 내팽개쳐진 김응룡 사장은 이 직후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이야기를 비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장원삼 파동도 어느 정도 지나간 12월 3일 검찰의 야구 선수 인터넷 도박 사건 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곤경에 빠졌습니다. 16명의 선수가 연루됐는데 그중 13명이란 많은 선수가 삼성 선수라는 보도가 나왔고 며칠 뒤에는 그중 1억 원 이상의 거액 선수 3명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알려져 악재가 업친데 덥친 격이 됐습니다.
김재하 단장은 “도박 사건에 우리 선수가 많이 연루돼 곤혹스럽다. 구단 최고 경영진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이 있기에 사건이 매듭지어지면 사의를 표명하겠다”면서 “스프링캠프를 해외에서 열지 않고 국내에서 치르기로 한 것은 경제 여견도 나빠진 상황이고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판단에서 바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 구단은 이처럼 구단 고위층의 사퇴론과 김응룡 사장과 김재하 단장의 엇박자 발언이 상당한 후유증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해외 전지훈련을 취소한데다 앞으로 도박에 연루된 선수를 어느 정도까지 선수단 구성에 넣을 지 등 팀 운영이 심각하게 어렵게 돼 구단 전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삼성 구단이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데 반해 롯데 자이언츠는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롯데는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을에 야구하자!’는 1차 염원을 일단 풀었고 올 시즌 최고의 흥행 성적을 올려 역대 한 구단 최다 관중(137만명)이 입장한데다 팀 사상 가장 많은 5명의 골든글러브 수상 선수를 배출했습니다.
프로야구 최고의 시상식장인 2008 삼성 PAVV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지난 12월 11일 서울 코엑스장에선 삼성과 롯데 양구단의 최근 분위기가 뚜렷하게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삼성측에선 감독 시절부터 이 시상식에 빠지지 않았던 김응룡 삼성 구단 사장과 김재하 단장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고 선동렬 감독과 양준혁만 참석했습니다.
반면에 롯데는 좀처럼 시상식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신동인 구단주 대행을 비롯해 박진웅 대표, 이상구 단장 등이 많은 롯데 선수들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특히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신상우 총재에 이은 후임 KBO 총재로 나설 뜻을 간접적으로 밝혀 롯데가 앞으로 프로야구에서 종전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예상됩니다.
이 같은 양 구단의 최근 분위기가 자칫 국내 프로스포츠 야구와 축구에서 그동안 가장 큰 후원자로 기여했던 삼성이 소극적으로 바뀌는 게 아닌 지 우려되는 반면 롯데 그룹의 투자가 얼마나 늘어날 지 관심이 쏠립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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