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직에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프로야구단 사장들에 따르면 오는 9일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유영구 이사장을 신임 총재로 재추대키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당초 작년 12월 16일 이사 간담회를 통해 유 이사장을 총재로 추대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주무관청인 문화체육부의 제동에 걸려 장외 파동을 겪었던 터여서 새삼스럽긴하다.
한 구단 사장은 “돌발사태가 없으면…”이라는 전제하에 유 이사장의 추대를 기정 사실화했다. 이번 주말에 전체 사장단의 의견을 최종 조율한 다음 이사회에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난산 끝에 탄생하게 될 유영구 총재 내정자는 명지학원을 운영하면서 예전부터 야구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졌던 인물이어서 만약 총재로 선출된다면 프로야구판을 잘 이끌 것으로 야구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야구계는 동시에 우려의 시선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나라 경제 사정이 워낙 좋지않은데다 프로야구계가 안고 있는 해묵은 현안들이 하루아침에 해결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난제가 첩첩산중으로 쌓여 있기 때문이다. 과연 신임 총재가 어떤 수완과 지혜를 발휘해 숙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총재 시절 프로야구는 하일성 KBO 사무총장이 야구인들의 중지를 잘 모아 성과면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 등 혁혁한 업적을 세웠다. 이제 그 연장선상에서 차기 총재가 어떻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헤쳐나갈 지 주목된다.
가장 기본적인 현안은 야구장의 현대화이다.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불가결한 구장 현대화 문제는 역대 어느 총재도 여태껏 확실한 해법을 찾지못한, 이를테면 난제중의 난제이다. 차제에 야구인들은 수도 서울에 돔구장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 돔구장을 건립한다는 얘기가 있긴했지만, 그곳이 과연 적절한 입지인지 등 그 타당성에 대해서는 공론화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한 구단 사장은 “이번에야말로 서울에 야구만을 위한 것이 아닌 북합문화 공간으로서의 돔구장 건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돔 구장 건설은 우리 경제 사정에 비춰 건립 자체에 물음표를 다는 시각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유치 등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전 정지 작업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프로야구계가 떠안고 있는 현안은 구단의 확대이다. 제 9, 10구단 창단과 더불어 불안요인의 하나인 히어로즈 구단의 존립 지속 여부가 걸려 있다. 작년 말 장원삼 트레이드 파동으로 드러났 듯이 제 8구단 히어로즈는 자립의 힘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올 시즌을 온전히 맞을 수 있을 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세 번째는 아마야구와의 관계 재정립이다. 아마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협회는 정치인을 새 회장으로 맞아들였다. 프로의 젖줄인 아마야구가 건전하게 발전해야 프로 또한 건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원론을 앞세운다면, 프로-아마의 올바른 공생 관계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유감스럽게도 아직도 아마야구판은 구태를 벗지 못하고 인적 쇄신을 이루지 못한 채 고질적인 자리다툼으로 얼룩져 있는 판이다.
네 번째는 가장 본질적인, 프로야구의 존재의 이유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수익의 극대화 문제이다. 프로야구를 살찌우려면 흥행을 외면해서는 절대로 안되는 노릇이고, 동시에 풍부한 재원을 바탕으로한 활성화 방안 마련이 필수적이다.
다섯 번째는, 프로야구가 비록 국내 최고 인기종목으로 자처해 왔지만 축구나 농구 등과 달리 변변한 기관지 조차 없어 통합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물론 홍보면에서는 구단별로 각개약진을 하고 있지만, 총체적인 홍보관리나 메이저리그처럼 KBO 홈페이지를 통한 수익 창출이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할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프로야구선수협회와도 갈등과 긴장이 아니라 건전한 협력과 의미 있는 조력자의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차기 KBO 총재는 임기중에 반드시 한가지 만이라도 확실하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실천해 나가야할 것이다. 곁들인다면, 분열적이 아닌 통합적인 사고로 옥석을 잘 가려서 인재를 기용해 야구 부흥의 길로 나가야 한다.
홍윤표 OSEN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