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아이&메모]KIA, 최희섭과 장성호가 살아나야 ‘V10’ 보인다
OSEN 기자
발행 2009.06.30 08: 04

타이거즈의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영광을 노리는 KIA가 고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0일부터 팀 성적 3위에 오른 KIA는 SK와 두산, 양강 체제를 넘보며 3년만의 ‘가을 야구’ 참가가 쉬울 것으로 보였으나 6월 19일부터 열렸던 부산 원정과 광주 홈 6연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투수진이 8개 구단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으로 마운드가 안정된 KIA였으나 지난 주 SK에 밀려 2위로 내려 앉았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공격력은 여전히 신통치 않습니다. 팀 타율 꼴찌에 득점, 타점, 홈런, 출루율 등 공격 부문이 모두 6위 이하를 기록하면서 팀 성적 3위를 유지한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입니다.
사실 KIA의 나약한 공격력은 올 시즌 초반부터 나타났습니다. 4월 4일 개막 이후 KIA는 2승1무5패로 하위권에서 맴돌았는데 그 때도 한두 점 차로 패하거나 이기는 동안 투수진은 타자들이 적은 점수를 뽑아주는 바람에 조마조마하게 끌고 가는 양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김상현, 김원섭, 김상훈, 이종범, 김종국, 최희섭 등 타자들이 살아나면서 성적이 올랐으나 열흘 전부터는 타선이 집단적으로 동반 침체에 빠져 고전하고 있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타자는 기대를 걸었던 장성호(32)와 최희섭(30) 두 타자입니다. 9년 연속 3할타자로 ‘스나이퍼’란 별명이 붙은 장성호는 2006년 11월 자유계약선수(FA)로 4년간 42억 원(올해 연봉 5억5000만 원)의 특급 대우를 받았지만 지난 해부터 잦은 부상 때문인지 경기에 빠지는 날이 늘어났습니다.
장성호는 올해 초반 잠깐 비교적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었으나 손목 부상과 허리 통증으로 4월 중순 이후 2주간, 복귀하고 나서는 5월 중순부터 또 25일간 2군에 내려갔고 최근에는 갈비뼈 미세 골절로 제 스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6월 29일 현재 팀이 치른 73경기 중 장성호는 38게임에 출장하며 타율 2할6푼7리, 14타점 14점, 2홈런을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2루타와 3루타는 1개씩 날려 그의 총알 같은 중거리포를 보려는 주위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지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해 2년 연속 실망스런 타격을 보여주었던 최희섭은 올해는 개막 이후 경기부터 홈런포를 터뜨리고 매서운 스윙을 과시해 경계 1호 타자로 부각됐습니다.
그러나 상대팀에서 정면 대결을 피하고 자주 걸려 내보내자 최희섭은 스스로 무너지며 5월 8일부터 방망이가 헛돌기 시작해 요즘은 일부러 선택하는 만만한 타자로 바뀌었습니다. 현재 타율은 2할5푼4리에 39타점, 15홈런으로 타율도 상당히 떨어졌고 타점은 포수인 김상훈(41 타점)보다 적어 핵심타자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희섭과 장성호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자 덩달아 김상현, 김상훈, 이종범, 김종국 등의 전체 타선도 무뎌졌으며 수비에서 에러마저 속출해 어느덧 실책 1위팀이 돼 매 게임 운영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개막 후 3경기만에 중상을 당한 이용규와 근래 허벅지 부상과 간질환 때문에 빠졌던 김원섭이 7월에 가세하면 타선이 조금 더 활기를 띠겠지만 아무래도 최희섭과 장성호의 회복이 ‘V10 영광’의 지름길입니다.
잦은 부상으로 고생하는 장성호는 들락거려 그렇다치고 최희섭은 팀의 73경기 중 71경기에 출장했는데 주루 플레이에서도 엉뚱한 실수를 자꾸 범하며 게임을 망쳐 또다른 문젯거리입니다.
최희섭 6월 20일 롯데전에서 1-4로 지던 6회 2루타로 나간 1사 후 3루에 있다가 나지완의 우익수 안타 때 서서 들어오다 가르시아의 호송구로 홈에서 태그 아웃 당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슬라이딩을 했으면 세이프 돼 추격 기회를 잡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24일 SK와 홈경기에서도 3-3으로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2사 1, 2루에서 김상훈이 안타를 때렸지만 홈에 서서 들어오다 태그 아웃당해 결승점을 뽑지 못했습니다. 결국 연장 12회 3-3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슬라이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조범현 KIA 감독의 순발력 있는 배려가 아쉽기도 했습니다. 24일 경기에서 2루에 있었던 최희섭 대신 최경환을 대주자로 내세웠으면 어땠을까 생각됩니다.
그래도 믿을만한 타자는 최희섭이라고 판단했고 교체 선수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는 지는 몰라도 황금 같은 득점 기회에서 발이 느린 타자가 10회에 주자로 나가 있었다면 당연히 핀치 러너, 대주자로 바꾸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더군다나 최희섭은 이날 어처구니 없는 높은 투구에 삼진을 두 차례나 먹었습니다. 나이는 많지만 최경환은 최희섭보다 발 빠르고 투지 넘친 선수입니다.
페넌트레이스 반환점을 넘어선 요즘 한 경기가 중요합니다. 덕아웃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이기는 줄 알고 밖으로 뛰어 나왔다가 무색하게 돌아서는 장면은 상당 기간 전 선수들에게 상처를 남깁니다.
지난 해부터 KIA를 맡은 조범현 감독에 대한 평가는 하위권에 처진 팀 성적 때문인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반 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조 감독은 기KIA 투수진을 안정 시켰습니다. 그래도 조 감독이 이끌고 있는 KIA 타자들의 공격력은 세대교체가 느리고 순발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천일평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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