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걸그룹이 음원 차트 1, 2, 3위를 싹 쓸었다. 지난 3일 멜론 차트에서 소녀시대(소원을 말해봐) 2NE1(I don’t care) 포미닛(Hot issue)이 1,2,3위를 차지하더니 4일에는 엠넷차트마저 이 순위로 1위부터 3위가 채워졌다. 5일에는 엠넷차트에서 2NE1이 소녀시대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등 걸그룹들이 주요 음원차트 톱3를 자신들의 놀이터로 만들고 있다. 가요계에 권위 있는 차트와 누적된 정확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확실히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걸그룹이 차트 1~3위를 독식한 것은 사상 최초가 아닐까 싶다. 과거 1차 걸그룹 전성시대였던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S.E.S.와 핑클이 당시 메이저 차트인 공중파 TV 가요 프로그램 1위를 개별적으로 차지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여러 걸그룹이 동시에 차트 최상위 순위 세 칸을 독점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2009년은 현재 진행 추이상 걸그룹의 진정한 첫 전성시대가 열린 해라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 걸그룹은 ‘2인자’이자 남성 아이돌 그룹의 ‘서브(sub)’였다. S.E.S나 핑클 모두 가요계의 톱스타이긴 했지만 그들 앞에는 늘 H.O.T 젝스키스 조성모 g.o.d가 있었다. 이후 가요계를 장악해 보지 못하고 서서히 내리막을 걷던 걸그룹 가수들은 어두웠던 2000년대 중반을 지나 지난 2007년 원더걸스가 ‘Tell me’로 자신들의 시대에 불을 당기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이어 2008년 쥬얼리가 ‘One more Time’으로 징검다리를 놓고 다시 원더걸스가 ‘So Hot’과 ‘Nobody’로 사실상 2008년 ‘올해의 노래’ 가수가 되면서 걸그룹 전성시대가 눈 앞에 다가왔다. 올해 들어서는 확실한 ‘여성(들)의 상위시대’가 펼쳐졌다. 소녀시대와 다비치, 2NE1이 상반기 최고히트곡을 경쟁할 만큼 정상을 휩쓸었고 하반기가 시작되는 현재 다시 소녀시대 2NE1 포미닛이 정상을 다투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올해 연말 걸그룹이 사상 최초로 통합 대상의 주인공이 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금까지 걸그룹이 연말 시상식 대부분을 휩쓰는, 팬들이 느끼는 체감상의 ‘통합 대상’의 대상자로 등극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물론 핑클과 원더걸스가 ‘서울가요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가요계를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팬들에게 인정되는 ‘통합 대상’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이는 걸그룹뿐 아니라 여가수 전체적으로 봐도 비슷하다. 여가수들은 ‘올해의 가수’를 뽑는 시상식에 있어서는 늘 남성가수들의 뒷전에 서야 했다. 통합 대상이라고 할만했던 경우는 1980년대 주현미와 2003년 이효리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걸그룹은 올해 명실상부한 ‘올해의 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강력한 경쟁 상대인 정상의 남성 아이들 그룹 동방신기와 빅뱅이 올해는 해외 활동에 전념하느라 국내 무대를 비우고 있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물론 지난해 공중파 방송사 가요 시상식이 없어지면서 시상식이 크게 줄어들어 ‘통합 대상’을 따져 보기가 더 어려워지긴 했다. 하지만 가요팬들이 마음 속으로 뽑는 진정한 2009년의 대상은 올해도 있을 것이고 그 주인공이걸그룹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해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녀시대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여왕이 아닌, 왕의 자리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소녀시대든 다른 걸그룹이든 확실히 2009년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음반 판매량에 있어서도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음원 분야에 있어서는 완전히 걸그룹의 해가 돼 가고 있지만 가요 시장의 또 한 축인 음반 판매량에 있어서는 아직 압도적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2009년은 한 번쯤 걸그룹의 해가 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남성 아이들과 남성 솔로가 가요계연말 대상을 나눠 먹는 시대가 너무 오래 고착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니 말이다.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위에서부터 최근 가요순위차트를 이끌고 있는 소녀시대, 2NE1, 포미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