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인사이드 베이스볼]로이스터 감독이 지적한 새 스트라이크 존의 오류
OSEN 기자
발행 2010.04.05 07: 42

한국프로야구 최초이자 현재 유일한 외국인 감독인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올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 적용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표현을 썼다. 과연 그가 무엇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한 것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시즌 경기 스피드업을 위해 발표한 규정은 크게 두 가지이다. 그 중 하나인 ‘12초 이내 투구’는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을 엄격하게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두 번째 변화인 좌우로 공(지름 약 7cm) 반 개 정도 늘린 확대 스트라이크존은 시작부터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해 ‘페어 플레이 상’을 받은 삼성의 강봉규가 3월31일 광주 KIA전 7회에 서서 삼진을 당한 뒤 아웃코스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퇴장으로 이어졌다. 이후 현장의 반발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이다. 의문이 생긴다. KBO가 말하는 좌우로 공 반 개 정도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을 이른바 ‘꽉 차서’ 통과하는 공은 스트라이크일까 볼일까? 스트라이크는 규칙에 ‘홈 플레이트 위를 통과하는 공’이라고 돼 있다. 좌우 끝이 홈 플레이트 좌우 선상이다. 그렇다면 KBO가 확대한 좌우 끝은 공 반 개 정 도 넓어졌으니까 홈 플레이트 끝 선에서 공의 지름인 7cm의 반인 3.5cm를 더한 선이 좌우 폭이 된다. 관례적으로 ‘아웃코스 꽉 찬 스트라이크’라는 표현을 쓸 때는 공이 절 반쯤 아웃코스 홈 플레이트 끝 선을 거치며 들어가는 공을 말한다. 이 경우 꽉 찼다는 표현을 쓰면서 엄격하게 보는 구심이 아니라면 대부분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린다. 문제는 확대 스트라이크 존이 적용됐을 때 발생한다. 일단 좌우 스트라이크 존이 공 반 개씩 넓어졌다. 그렇다면 이렇게 넓어진 끝 선을 반쯤 걸치며 들어가는 공은 역시 ‘꽉 찬’ 스트라이크로 인정받아야 하는 것일까? 그런데 문제는 이 공이 야구 규칙에 의한 홈 플레이트를 기준으로 보면 홈 플레이트 밖을 통과하는 공이 될 수 있다. ‘홈 플레이트 위를 통과하는 공이 스트라이크’라는 야구 규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최근 광주 원정 KIA전을 치르며 ‘TV로 경기를 보니 이해 못할 스트라이크 판정이 몇몇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카메라 위치 때문에 자신이 잘못 본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그는 그 공이 자신이 제대로 본 것이라면 스트라이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심판이든 코치든, 선수든 감독이든, 아니면 야구 팬이라도 모두 다 정상적으로 봤다고 전제 할 때 만약 그렇게 들어가는 공이 스트라이크라고 한다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렇다면 KBO의 결정에 의문이 생긴다. ‘좌우로 공 반 개씩 넓힌 스트라이크 존을 꽉 차서 들어가는 공은 스트라이크인가 스트라이크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아울러 현재 적용되고 있는 확대 스트라이크 존에 의해 판정하면 종전 홈 플레이트를 기준으로 했을 때 ‘볼’이었던 공도 ‘스트라이크’가 될 수 있는가 궁금하다. 이에 대해 KBO는 명확하게 규정을 설명하지 않고 단지 공 반 개 정도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 적용한다고만 발표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아주 간단 명료하게 스트라이크를 설명했다. ‘홈 플레이트를 통과하면 스트라이크이고 벗어나면 볼’이라는 것이다. 야구에서 불변의 진리이다. 그는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고 싶다면 더 큰 홈 플레이트를 만들어 놓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로 활약한 뒤 코치를 거쳐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까지 했다. 만약 야구 규칙에 의해 ‘볼’인 공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스트라이크’가 될 수 있다면 도저히 받아들 일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좌우로 넓어졌다고 해도 KBO의 진정한 의도는 전통적으로 주던 ‘꽉 찬 스트라이크’를 폭 넓게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볼을 스트라이크로 주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심판들도 그렇게 이해하고 판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절대로 종전에는 볼이었던 것을 스트라이크로 하자는 결정은 아닐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과거 극도로 심화된 ‘투고타저’ 현상을 막기 위해 구단주들의 주도로 1969시즌 마운드 높이를 낮추고 비공식적으로 심판들에게 스트라이크 존을 규정에 나온 것 보다 더 좁게 적용하라고 주문해 일방적으로 투수들에게 불리한 조건을 만들었다. 주목할 내용은 심판들에게 스트라이크 존 적용에 대해서는 ‘비공식적’으로 했다는 점이다. 공식적으로 했다면 로이스터 감독 말 대로 야구 규칙을 개정해 홈 플레이트를 새로운 규격으로 다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좁게 적용하라고 했지 넓히지는 않았다. 넓히는 것은 자칫 볼을 스트라이크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야구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 적용’이 얼마만큼 빠른 시일 내에 어떻게 정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명한 것은 볼을 스트라이크라고 하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MLB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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