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넥센, LG는 SK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하지만 막판 4위 싸움을 하기 위한 전력 정비를 마쳤다. KIA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2위인 삼성의 선동렬 감독은 ‘우승할 전력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메이저리그 37승 투수인 우완 정통파 팀 레딩(32)의 영입은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염두에 둔 승부수임이 분명하다.
LG는 용병 교체까지 검토하다가 포기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구단 차원에서 선수단의 막판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더 이상의 특별한 수는 없을까? 하나가 남아 있기는 하다.

‘돈을 보여주라(Show them the money)’는 것이다.
프로 스포츠는 돈과 직결돼 있다. 남아공 월드컵 원정 16강을 달성한 축구 국가 대표팀에도 푸짐한 포상금이 지급됐다. 대한축구협회는 포상금 규모를 대회 참가에 앞서 미리 결정해 선수들에 발표했다. 아마추어에서도 신기록을 작성하거나 올림픽 혹은 아시안게임 등에서 메달을 따면 특정 종목은 격려금이 지급되기도 한다. 과연 스포츠 선수에게 경기를 앞두고 돈을 보여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현금이 아니어도 좋다. 돈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어떤 방법도 괜찮고, 컴퓨터 스크린에 돈 사진을 올려놓아도 상관없다.
지난 2006년 미국에서 행해진 실험에서 단지 한번 돈을 쳐다보는 것도 이후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돈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생산성(productivity)’을 높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돈이 자신의 이웃이나 주위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떤 형태로든 돈을 보거나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행동과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한 미네소타 대학의 마케팅 부교수 겸 선임 조사원인 캐스린 보는 ‘9 차례의 실험을 실시했을 때 500명의 참가자들이 달러($)가 등장하는 게임이나 돈이 그려져 있는 컴퓨터 스크린 세이버를 보고 난 후에 모두 성공적으로 주어진 과업을 해냈다’고 보고했다.
돈을 연상시키는 그 무엇인가를 접한 연구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할 때 훨씬 더 열심히 작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돈을 보고 나서는 주위의 동료 참가자들을 도와주려 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과도 육체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선호했다.
캐스린 보 교수는 당시 “돈을 본 것과 안 본 경우의 차이가 정말 크게 나타났다. 여러 가지 연구 조사를 거쳐 75개의 관련 글을 썼으나 이번 실험과 같이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결과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플로리다 주립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조사원으로 연구에 참가했던 니콜 미드는 ‘돈과 인간 행동의 상관관계는 너무 미묘하고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에 나타난 바와 같이 ‘돈이 우리 모두의 안에 숨어 있는 그 무엇인가를 끄집어내는 힘을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왜 그런지를 확신을 가지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는 분석이었다.
현재까지의 연구에서 밝혀진 결과를 요약하면 ‘돈은 인간에게 자기 만족감(self-sufficiency)을 높여주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타인과 어울리거나 의존하는 것을 줄인다.’는 것이다.
돈과 인간 행동의 상관관계를 스포츠에 적용해보자. 기본적으로 개인 종목에서는 돈을 보는 것이 경기력을 향상 시킬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돈을 보여줬을 경우 동료들을 도우려 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주위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적어지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좋아할 것이 예상된다. 무의식 중에 돈을 혼자 차지하고 싶어 하고 나누는 것을 꺼리게 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동료들과 힘을 합쳐야 하는 단체 종목에서는 돈으로 개인의 경기력을 향상시키려는 전략은 빗나갈 확률이 클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인센티브 등을 통해 안타 하나에 얼마, 1승에 얼마 등의 이른바 ‘돈질’이 있었다. 일부 팀은 겉으로는 쉬쉬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승리수당 등을 내건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위 싸움을 하는 팀들은 차라리 공개적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 특별 보너스를 걸어 보면 어떨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배당금이 나오기 때문이다.(2006년 연구 발표 기사 참조)
/보경S&C㈜ 대표,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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