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사이(關西) 독립리그의 한국야구단 ‘서울 해치’가 프로 재도전을 노리는 선수들을 위주로 한 참가 선수 공개 모집에 나섰다.
서울 해치는 오는 2월24, 25일 이틀 간 고려대 송추 야구장(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소재)에서 오전 11시부터 트라이 아웃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서울 해치가 이번에 의욕적으로 선수 공개모집에 나서게 된 것은 왕년의 국가대표 포수 출신인 최재봉(64) 동일종합자재 회장을 감독으로 영입하고 이종도(59) 전 고려대 감독을 수석코치로 임명하는 등 팀을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는 체재를 완비했기 때문이다. 서울 해치는 코치 한 명을 더 물색하고 있다. 서울 해치가 이번 공모를 통해 충당할 선수 수는 23명이다.
박영길 롯데 자이언츠 초대 감독이 회장, 김진희 한국 해치 대표가 대표직을 승계한 ‘서울 해치’는 선수단 지원 체계도 제대로 틀을 갖추었다. 일본 간사이 독립리그는 지난 해 4팀에서 올해는 한 팀이 더 늘어나 5팀으로 시즌을 꾸려갈 예정이다. 서울 해치는 간사이 리그 팀 가운데 유일하게 일체의 숙식비와 체재비, 승리 수당, 왕복 항공료 등을 제공한다. 비록 연봉 개념의 월급은 없지만 자비로 훈련과 출전비를 부담하는 일본팀과는 엄연히 다르다.

박영길 회장을 비롯해 최재봉 감독 등은 오로지 야구에 대한 열정과 프로 진출이 좌절된 선수들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의욕으로 뭉친 원로 야구인들이다.
박영길 회장은 “순수한 야구열정을 가진 선수들, 재충전과 부활을 노리며 프로 재도전을 생각하는 선수들은 모두 오라!”고 선언했다.
김응룡 전 해태 타이거즈 감독과 더불어 한 때 한국야구를 호령하던 최고의 좌타자였던 박 회장은 “간사이 독립리그는 관중이 거의 없는 ‘그들만의 리그’인 한국 프로야구 2군과는 달리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치른다. 서울 해치는 한국 프로야구단 진출이 좌절돼 방황하고 있는 야구선수들이 재도전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곳이자 실전을 통해 제 기량을 연마할 수 있는 안성맞춤의 야구단”이라고 젊은 야구선수들의 입단을 강력히 권유했다.
“소수의 선택받은 선수들 외에는 대부분의 대학졸업 야구 선수들이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한국야구의 현실이다. 서울 해치는 그런 선수들이 기량을 쌓고 활력을 재충전 할 수 있는 곳이다. 또 ‘밀퇴’, 즉 이런 저런 이유로 본의 아니게 프로야구단에서 밀려나 조기 은퇴한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기회 제공의 마당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박 회장은 덧붙여 설명했다.
서울 해치는 코치진 진용을 제대로 갖추게 되면, 장차 한국 프로야구 2군 선수들의 위탁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최재봉 신임 서울 해치 감독은 “그 동안 내 사업으로 바빴지만 잠 설치면서 고민했다. 박영길 선배님이 열의를 갖고 동분서주하며 자원봉사하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도우기로 결심했다”고 감독을 맡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최 감독은 “기왕이면 좋은 선수를 발견, 발탁해 길러보자고 마음을 합쳤다. 순수 자원 봉사로 뜻을 모아 멋있게 해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재봉 감독은 고려대 상대와 기업은행을 거친, 전형적인 야구인 출신 기업인이다. 1969년에 기업은행에 입단, 포수로 그 해 실업야구 신인왕(타격 2위, 타점 1위, 홈런 4위)에 올랐고, 육군 야구부 경리단과 기업은행에서 여러 차례 팀 우승을 이끌었고 국가대표 포수도 지냈다.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이 기업은행 감독을 맡고 있던 1973년에는 코치 겸 주장으로 활동했다. 1977년 기업은행 야구팀이 포항제철에 인수된 이후 현역에서 은퇴, 은행 업무 일선으로 복귀했고, 그 후 기업은행 지점장, 제주 롯데백화점 회장, 제주여행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종도 신임 수석코치는 1982년 3월27일 MBC 청룡 소속으로 한국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만루 홈런을 날렸던 주인공으로 여러 설명이 필요 없는 강타자 출신.
한 때 건강이 안 좋았으나 이젠 회복이 된 이종도 수석코치는 “최재봉 선배님이 도와달라고 해서 가게 됐다.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 고민했으나 후배들을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간사이 독립리그는 팜 리그지만, 돈을 내고 유학하는 미국과는 다르고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도 있다. 일단 시작이 중요하다. 팀 초석을 놓은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해치는 이번 공모를 통해 대학 졸업자로 진로를 찾지 못한 선수들이나 프로선수 유경험자들이 입단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독립리그에서의 활동은 공백을 최소화하는 한편 실전 기회를 최대한 활용, 재도전의 꿈을 키울 수 있다는 게 서울 해치 측의 설명이다.
서울 해치는 한국 프로야구 제9구단을 겨냥하는 선수들, 특히 공중에 붕 떠버린 전 환화 이글스의 최영필 같은 선수들이 우선 몸을 의탁해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생각도 공개했다. “선수가 원한다면, 시즌 도중이라도 언제든지 보내주겠다.”는 것이 서울 해치의 언급이었다.
프로 재도전을 노리고, 재기를 목표로 삼는 모든 선수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곳이 서울 해치라는 것이다.

☞2011년의 서울 해치와 간사이 독립리그
‘간사이 독립리그’는 일본 오사카와 고베, 아카시, 와카야마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독립리그의 하나로 2011년에는 서울 해치를 비롯해 5팀이 소속돼 있다. 4월10일부터 4월17일까지 ‘스프링 컵’대회(일종의 시범경기)를 치러 우승팀이 4월19일에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2군 팀과 특별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올 시즌은 전, 후반기로 나누어 모두 팀별로 모두 60게임을 소화한다. 전반기에는 5월1일에 개막, 7월3일까지 팀 별로 30게임씩 주로 주말(목~토요일)에 경기를 치른다. 주중(월~수요일)에 팀별로 훈련을 실시하고 주 후반에 경기를 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주중에 ‘예습’, 주말에 ‘실전’으로 실력을 쌓는 시스템이라고 하겠다.
간사이 독립리그는 지난 1월27일 오사카에서 대표자 회의를 열고 참가 팀과 아울러 리그 운영방침, 일정 등을 확정했다.
일본의 <아시히 신문> <요미우리 신문>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간사이 독립리그는 올해 아카이시 구단이 활동을 중지한 대신 효고현에 거점을 둔 새 구단이 참가, 기슈, 오사카, 효고, 서울해치와 새구단의 5구단으로 리그를 운영한다. 새 구단은 건축회사 포스트홈(요코하마시)이 스폰서가 돼 작년 10월에 활동을 중지한 고베구단을 인수하는 형태로 참가한다. 새 구단 감독에는 메이저리그와 오릭스에서 뛰었던 마크 스즈키가 맡는다. 스즈키는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의 구단에서 16승31패를 기록했고, 2003년부터 2년간 오릭스에서도 뛰었던 유명 선수 출신으로 선수 육성과 리그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간사이리그는 올해 지난 해(팀별 72게임)에 비해 한 팀이 더 참가하는 바람에 경기 수는 60게임으로 줄어들었다. 서울 해치는 오사카 인근 와카야마시에 거점을 잡고, 선수단 숙소도 그곳에 있다. 서울 해치는 전신인 코리아 해치 시절 손지환과 김진우 등이 잠시 몸을 담기도 했다.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이글스에 입단한 김병현도 작년에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했던 전례도 있다. 서울 해치측은 이들의 사례를 들면서 독립리그 무대가 선수들이 기량향상 꾀하는 데는 그지 그만이고, 상시 출전 가능한데다 어학연수도 가능하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박영길 회장은 “한국야구 선수들의 유통 구조를 보면 고졸 A급은 프로로, B급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대학으로, 4년 졸업 후 극히 일부가 프로에 취업할 수 있고 나머지는 실업자 신세이다. 사회인야구도 직업이 있어야 가능한 실정에서 대다수 선수들이 야구 인생을 접어야한다. 제9구단도 B급 낙오자는 바라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차라리 해치를 통해 재도전의 기회 엿보는 게 현실적이다. 야구에의 열망 간직하고 있는 선수 출신들, 희망의 끈을 찾으려면 서울 해치를 찾아오라”고 재삼재사, 권고하고 있다.
서울 해치는 전신인 한국 해치 이전(코리아 해치) 시절에 조직 분규로 내홍을 치렀다. 그 때문에 항간에 많은 오해를 낳기도 했으나 올해 체제를 재정비 하면서 서울시의 후원으로 1차 예산도 확보했고, 기업들의 스폰서 움직임도 일고 있다는 게 구단 측의 설명이다.
서울 해치는 선수단 구성이 완료되면, 3월 중순 이전에 일본 출국할 예정이다. 출국 전에는 저명한 교수들을 초빙, 선수단에 대한 인성교육도 갖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 해치는 2010년 초 간사이리그 참여 요청을 받고 일본무대로 진출했던 ‘코리아 해치’의 후신이다. 코리아 해치는 간사이리그 참여 이후 내부 운영난과 조직 분규로 난항을 겪으며 한국 해치로 이름을 바꾸고 작년 7월부터 (주)한일야구&스포츠 김진희 대표가 팀을 새롭게 꾸렸다. 그 후 해치 야구단 고문이었던 박영길 한국실업야구연맹 회장이 간사이리그와 야구단 회장을 아울러 맡으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한 때 여러 사정이 겹쳐 운영난에 봉착, 팀 해체위기에 몰렸으나 내분을 수습한 박 회장과 김진희 대표가 중심이 돼 팀을 정상 궤도에 다시 올려놓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재건에 나서 재생했고, 팀 이름도 서울 해치로 바꾸었다.
서울 해치가 독립리그를 무대로 삼아 한국 프로야구의 또 다른 선수 공급원 노릇을 할 수 있을 지, 야구인들은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 독립리그는 ‘야구 실전 아카데미’로 여겨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chuam@osen.co.kr
<사진>서울 해치 와카야마시 숙소와 간사이 독립리그 대표자 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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