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스, 휴스턴 미니캠프서 '깜짝 피칭'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6.01.31 09: 33

은퇴 여부를 놓고 장고하고 있는 로저 클레멘스(43)가 '전 소속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미니 캠프에 예고 없이 나타났다.
클레멘스는 휴스턴이 미니 캠프를 연 첫 날인 31일(한국시간) 미닛메이드 파크에 예고 없이 나타났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올 시즌 선수 생활을 계속할지는 확정하지 않은 클레멘스는 그동안 개인 훈련을 해온 듯 휴스턴 마이너리그 유망주 타자들을 상대로 배팅볼까지 던져 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클레멘스는 이날 검정색 휴스턴 유니폼 셔츠와 모자를 갖추고 마운드에 올라 20분 가량 공을 던졌다. 클레멘스의 공을 친 타자 중엔 지난해 드래프트 8라운드(전체 254순위)에 휴스턴에 지명된 뒤 입단한 그의 장남 코비 클레멘스(19)도 있었다.
클레멘스는 공을 던진 뒤 "몸 상태가 아주 좋다. 팔의 느낌도 좋다"며 "다리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배팅볼과 시뮬레이션 배팅을 좀 더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몇 개 정도는 실전 수준의 빠른 공을 던진 클레멘스는 그러나 "SF볼을 두 개 던졌는데 팔꿈치가 믿기지 않을 만큼 아프다. 등 쪽도 욱신거린다"며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음을 털어놓았다.
클레멘스는 "허리와 허벅지 통증은 사라졌지만 또다시 풀 시즌을 버틸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어느 날은 아침에 일어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음 날은 더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여전히 고민 중임을 시사했다. 클레멘스는 "만약 지난해 월드시리즈가 내 마지막 등판이 된다 해도 행복할 것이다. 최후의 목표(우승)는 이루지 못했지만 정말 즐거웠다. 두고두고 생각할 거리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클레멘스는 "지금 내 관심사는 다가올 시즌이 아니라 WBC"라며 "WBC는 시범경기가 아니라 진짜 경기다. 두드려 맞아도 정해진 투구수까지 마치고 내려올 수 있는 스프링 트레이닝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클레멘스는 최근 "WBC에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도 최종 엔트리 확정 12일 전에 던질 수 있는 몸 상태인지 벅 마르티네스 미국 대표팀 감독에게 최종 통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피칭에 앞서 클레멘스와 대화를 나눈 텍사스 출신 대투수 놀란 라이언은 "클레멘스가 올 시즌에도 계속 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이언은 "투지로 똘똘 뭉친 그가 던지지 않을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몸만 따라준다면 올 시즌도 던질 것이다. 그게 클레멘스의 삶"이라고 말했다.
클레멘스는 "휴스턴은 내 집이다. 계속 선수생활을 하든 아니든 유망주들을 돌보면서 휴스턴 구단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휴스턴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늘도 유망주들과 함께 운동하고 싶어서 나왔다"는 클레멘스는 "여러 사람들과 만나 악수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주목받지 않는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은퇴 후 유망주들을 지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클레멘스는 지난 2004년 휴스턴과 첫 1년 계약을 할 당시 은퇴 후 10년간 계속 휴스턴 구단 관련 일을 한다는 별도의 계약을 한 바 있다.
클레멘스는 1일과 2일에도 휴스턴 미니캠프에서 피칭을 계속할 예정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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