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 '홍콩 내 한류' 되살렸다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6.02.01 18: 40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사그라져 가던 홍콩 내 한류를 살린 '민간 외교관' 노릇을 톡톡히 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지난달 26일 홍콩에 들어온 대표팀은 29일 크로아티아와의 칼스버그컵 첫 경기를 이겨 1일 덴마크와 결승전을 가졌다.
그런데 대표팀은 칼스버그컵에서 유럽의 강호 2개팀과 실전 경험을 쌓은 것 외에도 홍콩인들에게 한류의 불씨를 다시 지피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사실 홍콩 내 한류는 지난해 드라마 '대장금'이 시작되면서부터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전통 음식에 대한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자 가뜩이나 인기가 있었던 한국 식당은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붐볐고 일부 인기 식당은 줄을 서서 입장해야 할 만큼 대활황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한류 열풍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바로 지난해 말 농민들 시위였다고.
왕년에 축구대표팀 수문장을 맡아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김정남 울산 현대 감독,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 등과 함께 활약했던 변호영 한인회 회장은 "농민들이 3보 1배 시위를 했을 때만 해도 홍콩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폭력 시위로 이어지면서 홍콩에서 한국인들을 보는 시선이 싸늘해졌다"며 "물론 한국 농민들을 이해하는 사람도 일부 있었지만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홍콩인들의 민생에 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결코 시선이 고울 수가 없었고 심지어는 한국인이 깡패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대표팀이 홍콩에 들어오고 크로아티아에 완승을 거두면서 그 시선이 다시 좋은 쪽으로 바뀌었다. 전반만 해도 크로아티아를 응원하던 홍콩 축구팬들은 김동진의 멋진 중거리 슛이 골로 연결되자 곧바로 한국의 팬으로 돌아섰고 막대 풍선을 두들기며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또한 홍콩의 공중파 TV에서는 홍콩-덴마크전 대신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를 방송했을 정도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로 눈은 한껏 높은 홍콩 축구팬들이 자신들의 대표팀을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비록 홍콩은 3~4위전으로 밀렸지만 홍콩 스타디움은 다시 축구팬들로 붐볐다. 그리고 홍콩의 팬들은 선수단 숙소인 로열 가든 호텔까지 찾아와 유니폼에 사인을 받으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분명 한국 대표팀은 일시적일 수는 있어도 홍콩 내 한류 열풍을 다시 일으킨 일등 공신이라고 할 만도 했다.
홍콩=박상현 기자 tankpar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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