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 먹기도 힘들어요. 그래도 좋네요”. 전화통에 불이 난다. 통화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거의 음성 메시지로 넘어가는 일이 대부분이고 운 좋게 연결이 되면 옆에 있는 조수(?)가 ‘지금은 통화 중’이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진형 홍보팀장의 휴대전화는 항상 통화 중이다. 한국대표팀과 함께 생활하며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이 팀장은 갈수록 거세지는 전화 인터뷰 공세에 쉴 틈이 없다. 이 팀장은 한국 휴대폰을 로밍서비스 해온 데 이어 대회조직위에서 제공한 미국 휴대폰까지 2개를 갖고 다니지만 밀려드는 선수단 인터뷰 요청에 역부족이다. 한국이 아시아 라운드서 일본을 꺾고 조1위로 미국 2라운드에 진출할 때부터 이 팀장의 전화통은 불이 나기 시작했다. 한국에 있는 언론사들로부터 선수단 인터뷰 주선을 요청하는 전화가 쇄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제전화 인터뷰 공세는 한국이 2라운드 미국전서 통쾌한 승리를 거둔 후부터 더욱 거세져 이 팀장을 꼼짝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 팀장은 전화로 인터뷰 요청을 받고는 선수단 섭외에 나서야 하는 등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더욱이 한국과는 시간대가 반대여서 이 팀장은 아침 나절에야 잠깐 시간이 날 뿐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전화 공세에 시달려야 한다. 급기야 지난 16일 한국이 숙적 일본에 또다시 승리를 거두며 4강 진출을 확정짓자 이 팀장의 휴대전화 2대는 불이 났고 옆에서 박근찬 홍보팀 대리와 정금조 운영팀장이 이 팀장을 대신해 전화를 받아줬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 팀장은 결국 샌디에이고로 준결승전을 위해 이동하던 날인 17일에는 아침부터 전화통과 씨름하는 통에 밤 11시가 넘어서야 간신히 한 끼를 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이 팀장은 싱글벙글 즐거운 표정이다. ‘4강행을 이끈 선수단에 비하면 이 정도 고생은 일도 아니다’라는 듯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힘들지만 한국야구 선전에 보람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팀장은 WBC 4강이 한국프로야구 부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더욱 힘을 내고 있다. 빅리그 스타들이 대거 포진한 대표팀 선수단의 인터뷰 섭외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팀장은 선수들을 데려와 인터뷰를 시켜주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팀장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협조를 해줘 다행이라며 ‘한국야구가 잘되는 일’에는 선수단과 지원단이 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사 등 국내 언론사 인터뷰 섭외 요청 1위는 대표팀을 4강행까지 ‘믿음의 야구’로 이끌며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김인식(한화) 감독임은 물론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