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의 4강진출에 기여했던 해외파들이 '후유증'으로 고생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파 투수들도 제컨디션을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국내파 투수진 중에서도 특히 '선발 3인방'은 고전을 면치 못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소속팀을 고민케하고 있다.
국내파 투수중 작년 MVP출신인 롯데 에이스 손민한은 1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서 홈런 2방을 포함해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손민한은 3-1로 앞선 5회 구원등판하자마자 진갑용과 양준혁에게 각각 동점 및 결승 투런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동안 4피안타 4실점으로 망신을 샀다.
WBC를 마치고 복귀한 후 2번째 시범경기 등판으로 시즌 개막을 앞둔 마지막 점검 무대였는데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롯데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시범경기 2번 등판서 4이닝을 던져 홈런 3방 허용 등 5실점, 방어율이 11.25를 기록하고 있다. 손민한은 4월 8일 삼성과의 시즌 개막전 선발로 투입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롯데와 개막전을 가질 삼성도 고민이기는 마찬가지. 역시 WBC 대표출신으로 에이스인 배영수가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배영수는 점차 나아지기는 하지만 아직 믿고 마운드에 올릴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평가이다. 배영수는 팀에 복귀한 후 첫 시범경기 등판이었던 지난 달 24일 현대전서 2⅔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29일 한화와의 2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는 5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두산 에이스 박명환은 손민한과 배영수보다 나을게 없다. WBC에서도 허리에 담이 걸리는 등 컨디션이 최악이어서 1라운드 약체 중국전에 구원등판한 것이 전부였던 박명환은 대회 막판에는 지난 해 부상때 맞은 진통제 때문에 도핑 테스트에 걸리기도 해 심신이 피곤한 상태다. 현재까지 시범경기 등판은 지난 달 25일 기아전 2이닝 4피안타 2실점이 전부이다. 몸컨디션은 현재 정상이나 도핑 후유증으로 심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국내파 선발 3인방도 해외파 투수들처럼 WBC가 끝난 후 소속팀으로 복귀해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박찬호(샌디에이고), 김선우, 김병현(이상 콜로라도) 등은 팀에 복귀한 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박찬호는 시범경기 부진으로 불펜행이 됐고 김선우와 김병현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각각 불펜 및 부상자 명단행이 되고 말았다. 해외파 중에서는 서재응(LA 다저스)만이 정상 컨디션으로 안정된 투구를 펼쳐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국가를 위해 열심히 뛰었던 이들 해외파와 국내파 투수들이 하루 빨리 컨디션을 회복해 WBC 무대에서처럼 날카로운 투구를 펼치기를 기대한다.
손민한과 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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