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무술 배우는 없는데 액션 영화는 난무한다. 2006년 한국영화의 현실이다.
25일 개봉하는 류승완 정두홍 주연의 ‘짝패’ 정도가 제대로 된 액션 활극으로 꼽힌다. 2000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혜성같이 등장한 류승완 감독은 오로지 액션만 찍은 인물. 이번에 자신이 직접 주연까지 맡아서 액션 활극에 목마른 갈증을 풀었다. 공동 주연을 맡은 정두홍은 최근 그의 손을 거치지않은 액션이 없을 정도로 무술감독으로 정상에 오른 인물. 그 역시 진정한 무술 배우의 등장을 염원한 끝에 이번 ‘짝패’ 주연으로 디딤돌을 놓았다.
‘짝패’ 이후로 6월 ‘강적’, 7월 ‘비열한 거리’ ‘폭력서클’, 8월 ‘열혈남아’ 등 액션 장르의 영화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무술을 익힌 배우가 아니라 액션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게 공통점이다.
류승완 감독은 얼마전 ‘짝패’ 시사회후 기자회견에서 “류승범, 송강호, 설경구, 권상우 등 한국에도 액션을 잘하는 스타는 많다. 그러나 이들의 액션은 캐스팅되고 몇 달 배워서 연기를 잘하는 것일뿐”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소룡의 대를 이어 홍콩과 중국에서 성룡, 이연걸이 나왔고 이제는 태국의 토니 자가 정통 액션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중이다. 이들의 액션은 어려서부터 익히고 배운 무술을 바탕으로 한다. 자신의 정통 무술에 연기라는 옷을 입힌 것으로 국내 액션 스타들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그러는 류 감독 자신도 무술 배우는 아니다. "이번 작품이 내 생애 순수 액션으로는 마지막이 될 것같다"고 말한 이유도 무술 배우로서의 한계를 어느 정도 절감한 탓. 촬영 내내 부상을 달고 살았고, 기자회견 때도 통증으로 몸을 자유롭게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 결과 한국 액션 영화는 장르적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한국영화의 초강세가 두드러진 지난해와 올해초, 액션으로는 주목할만한 히트작을 내지못했다. 코미디에 액션을 양념처럼 섞은 이른바 조폭 코미디는 대조적으로 ‘가문의 위기’ 570만명, ‘투사부일체’ 640만명으로 기세를 올렸다.
액션을 표방하면서 정통 액션을 보여주지못하는 바람에 고정 관객층을 놓쳤고, 관객들은 액션 이외의 확실한 볼거리를 드라마나 코미디에서 찾는 때문이다.
강력계 형사(박중훈)를 인질로 잡은 탈옥수(천정명) 이야기 ‘강적’, 잘나가던 샐러리맨 조폭(조인성)이 비극적으로 무너지는 누아르 ‘비열한 거리’, 베테랑 조폭(설경구)와 신참 조폭(조한선)의 버디 무디 ‘열혈남아’ 등 개봉할 액션 영화 어디에건 스타와 드라마는 있어도 무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울액션스쿨의 정두홍 대표는 ‘짝패’를 찍고난 뒤 “진짜 무술 영화를 제작하려던 꿈이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저예산 영화라도 한국 스타일의 무술 영화를 계속 찍고, 또 무술 배우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첫 주연작 ‘짝패’에서 기존 액션 배우들과 확실히 다른 무술 실력을 뽐냈지만 아직 어색함이 느껴지는 연기 만큼은 보완이 필요했다.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무술 배우도 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이 늘게 된다. 결국 무술 영화를 계속 만들낼수 있는 저변이 충무로에 갖춰지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 중국의 쿵푸, 일본의 가라데와 함께 태권도라는 전통 무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 잇점을 살려 제대로된 무술 영화를 살려나갈 때 한국 영화의 장르적 다양성과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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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활극 ‘짝패’와 범죄 누아르 '비열한 거리'의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