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올드미스 다이어리'(이하 '올미다')가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연말 대형 배급사들의 물량 공세에 휘말려 제대로 스크린 확보를 못한데다, 대작에 쏠리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옮길만한 관심거리가 적었던 까닭이다. 첫 시사후 이 작고 아름다운 한편의 소품에 쏟아진 찬사는 지대했지만 평과 흥행이 따로 돌아 아쉬움을 부르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박물관이 살아있다'(이하 '박물관') '007 카지노로얄', 국내 무협판타지 대작 '중천' 등과 21일 동시에 개봉했다. '박물관' '중천' '007'이 400여개씩의 스크린을 잡고 시작한 반면에 '올미다'는 간신히 180개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또 전 주에 개봉한 쇼박스의 '미녀는 괴로워'도 첫 주말 480개에 이어 여전히 4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유지하며 '올미다'를 압박했다. 개봉 첫 주말 기세 몰이가 전체 흥행을 좌우하는 요즘 극장가 풍속도대로라면 애시당초 계란으로 바위를 때리는 식이었다. 지난 주 박스오피스 순위는 '박물관'이 64만명으로 1위, '미녀는 괴로워' 60만명 2위, '중천' 46만명 3위, '007' 26만명 4위의 순서였다. '올미다'는 14만명 관객을 동원해 7위로 밀려났다. 스크린수 대비 관객 동원율로 따지면 '007'을 앞서는 성적이지만 이후가 더 큰 문제다. 요즘 관객 성향은 첫 주말 흥행에서 뒤로 처진 영화를 대개 무시해 버린다. 올 해 개봉한 '가족의 탄생' 등 상당수 수작들이 쉽게 묻혀버린 이유다. 관객 입소문의 효과가 돌기 시작할 최소한의 시간 보장조차 안되는 것이다. 여기에 28일에는 조폭 코미디 '조폭 마누라 3'까지 합류한다. 역시 쇼박스가 배급을 책임지는 영화라서 350~400개 스크린은 거뜬할 전망이다. '가문의 위기' 시리즈 등 조폭 코미디 장르로 톡톡히 재미를 봤던 쇼박스는 홍콩 여배우 서기까지 등장시킨 '조폭 마누라' 시리즈의 3편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첫 주말 흥행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못한 '올미다'는 스크린을 더 뺏길수 밖에 없는 처지다. 예지원 지현우 주연의 '올미다'는 스타 마케팅이 어렵고 원작 드라마 또한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2004년 11~2005년 10월 KBS에서 동명의 시트콤으로 방영, 아직까지 활동중인 '올미다 팬클럽' 등 마니아층을 확보했지만 시청률에서 약세였다. 이번 극장판 촬영에는 시트콤 김석윤 PD가 감독을 맡았고 두 주연남녀를 비롯해 김영옥 김혜옥 임현식 우현 등 TV 출연진이 거의 그대로 합류했다. 오래 호흡을 같이한 동료들이 깊은 애정을 갖고 영화화에 뛰어든 덕분인지 극장판 '올미다'의 완성도는 TV판을 뛰어넘었다. 32살 최미자와 연하남 지PD의 사랑을 축으로 할머니 3명이 포함된 천방지축 가족과 2명의 올드미스 친구들이 펼치는 알콩달콩 사람 사는 이야기가 한없이 친밀하고 포근하게 펼쳐진다. 배꼽을 잡는 웃음과 눈시울이 붉어지는 울음이 자연스럽게 객석에 전염되는 것이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다. 소설가 정이현씨는 조선일보 기고를 통해 '숨넘어가게 웃고 눈가에 예상치 못한 눈물이 맺혔다'며 '연말연시 부무님께 효도하고 싶다면, 왠지 서먹한 가족 간의 분위기를 데우고 싶다면 '올미다'를 보라'고 권했다. 여류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한 영화를 이처럼 강하게 추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mcgwire@osen.co.kr 청년필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