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수염을 텁수룩하게 기른 박찬호(34)는 밝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스티브 김, 스캇 보라스에 이어 자신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대리인을 찾은 기쁨이 남다른 듯했다.
박찬호는 한국에서 밝힌 대로 27일(한국시간) 베벌리힐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현재 '평범한 선수'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2001년 겨울 내가 텍사스 레인저스를 선택했을 때와는 달리 이제는 빅리그 구단의 영입 제의를 기다려야 한다"며 현실을 인정했다.
한편 일본 진출설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게 아직은 한국의 위상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부 팬들이 희망하는 한국야구 복귀에 대해서는 "은퇴 뒤 한국에서 역할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해 아직은 메이저리그에서 뛰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다음은 박찬호와 일문일답이다.
-보라스와 결별 배경이 궁금하다.
▲보라스는 그간 많은 일을 해왔다. 텍사스 입단 당시 상상할 수 없던 거액을 안겨준 당사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함께 일하기에 편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당시와 같은 큰 계약을 노리지 않는 현재 더 적합한 인물을 선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각 구단의 선발보강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여전히 NL 서부지구를 원하고 있는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샌디에이고 등과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NL 서부지구는 각 구단이 좌완투수를 우선 순위로 염두에 두고 있다. 몇몇 구단에 남은 자리가 있지만 이마저도 왼손투수용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어떤 구단에서 뛰든 올해 얼마나 잘하는지가 중요하다. 텍사스 시절에는 내가 구단을 골랐지만 이제는 구단이 나를 선택해야 하지 않겠나.
-현대 유니콘스 사태로 한국 야구계가 위기다. 일부 팬들은 박찬호 선수가 한국 야구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희망을 피력한다.
▲1994년 미국에 진출한 뒤 한국야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내가 여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한국 야구 위상도 높아진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한국 야구는 물론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고 싶다. 향후 한국 야구에 기여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은퇴 뒤 한국에서 뛸 수 있다면 큰 영광이다.
-일각에서는 일본 진출설도 흘러나왔다
▲지금은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에는 이승엽 등 한국 선수들이 진출해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과거 국가대항전을 통해 나 스스로도 일본 야구를 경험했다. 하지만 훗날 어떤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야구선수로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에이전트는 제2∼3선발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각 구단의 선발 로테이션 자리가 거의 차 있는 상태다.
▲선발투수라면 1선발이든 2선발이든 5선발이든 큰 의미가 없다. 로테이션이 돌아가다 보면 몇번 선발의 의미는 퇴색되기 마련이다. 어떤 자리에서든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요즘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폼과 구질을 새롭게 연마하고 있다. 100% 준비가 됐을 때 여러분들께 보여주고 싶다. 불펜투구는 3주 전부터 시작해 모두 6회를 소화했다. 20∼30개 정도 던진다. 이틀 전에는 타자를 세워놓고 공을 던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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