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초대형 대하드라마 ‘단군’의 제작이 상당기간 늦춰지게 됐다. SBS 드라마국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단군’의 제작이 늦춰져 내년 방송도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작 보류의 이유를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단군’은 신화의 영역에 머무르고 있던 단군 이야기를 역사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 하에 기획된 대하드라마이다. 올 가을께 방송 예정으로 작년 연말 SBS가 2007 대기획으로 발표해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단군’을 기획했던 구본근 현 SBS 드라마국장은 “최소 50부작에서 최대 100부작이 될 수 있는 대하사극을 준비하고 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단군 신화를 신화가 아닌 역사의 관점에서 풀어보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단군’의 제작은 처음부터 많은 난제를 안고 있었다. 워낙 사료가 부족하고 학계의 해석도 분분하기 때문이다. 이 기획을 발표할 당시에도 “어떤 자료를 원작으로 쓸지, 어떤 역사 해석을 기준으로 할지, 누구를 주인공으로 할지 결정된 것은 없다”는 게 SBS 드라마국의 현실이었다. ‘단군’의 제작 보류로 고대사를 향해 치닫던 대하드라마의 고대사 연구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MBC TV에서 방송할 ‘태왕사신기’가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다룰 예정이긴 하지만 올해 방영될 KBS ‘세종대왕’, SBS ‘왕과 나’는 그 배경이 다시 조선시대로 돌아온다. 물론 준비 부족으로 잠시 제작 시기가 늦춰질 뿐 우리 고대사를 조명하겠다는 드라마 제작자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군’도 기획이 무산된 것이 아니라 좀더 철저한 준비를 위해 시간을 번 것이고, 옛 가야국의 이야기를 다룰 ‘가야’도 SBS 드라마국의 장기 기획에는 여전히 잡혀 있다. 100c@osen.co.kr 우리나라 고대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지상파 3사의 사극들. 왼쪽부터 ‘주몽’ ‘대조영’ ‘연개소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