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교복 패션의 '지존' 스타는 누구?
OSEN 기자
발행 2007.05.22 09: 14

1980년대 초반까지, 대한민국 남자 중 고생 대부분은 검정 교복을 입고 검정 모자를 눌러쓴 채 학교를 다녔다. 정부의 교복 자율화 정책이 나오기 전 얘기다. 그래서 시대적 배경이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영화들에는 간간이 청춘 스타들의 교복 패션이 등장한다. 가장 최근에는 '왕의 남자' 공길 역의 이준기가 검정 교복을 입었다. 5.18 광주 민주화항쟁을 다룬 블록버스터급 '화려한 휴가'다. 샤기 컷의 긴 헤어스타일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이준기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머리를 싹둑 잘랐다. 그래도 당시 학생 기준으로는 장발 수준이다. 시대 배경은 1980년 5월, 장소는 전라남도 광주다. 택시기사 민우(김상경)는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끔찍이 아끼는 동생 진우(이준기)와 단 둘이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시위 진압군이 광주에 들어오고 형제의 평안한 삶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이준기는 당시 고교생 진우 역을 맡으면서 검정 교복을 입었다. 1982년 생으로 실제로는 옛날 교복을 입거나 까까머리를 하고 다닌 적이 없는 세대. 교모를 삐딱하게 눌러쓴 모습이 조금은 어색해 보인다. 1977년생 원빈은 '우리 형'에서 생애 처음으로 검정 교복을 입었다. 언청이지만 공부 잘하는 모범생 형(신하균)을 못살게구는 말썽꾸러기 동생을 연기했다. 빡빡머리 앞 한 켠에 도끼자국마냥 포인트를 줬던 그의 헤어스타일은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의외로 검정 교복도 잘 어울렸고 잘 소화한 스타일. 권상우와 이정진은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폼나게 교복 패션을 선보였다. 1970년대 후반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교내 폭력과 친구 사이의 우정을 그린 이 영화에서 유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당시의 학교 생활을 리얼하게 묘사했다. 권상우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열연으로 흥행 배우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검정 교복을 가장 멋지게 입었던 배우들은 곽경택 감독의 히트작 '친구'에 등장했다. 부산에서 함께 자란 친구 네명이 진한 우정과 갈등, 배반 속에 살아가는 과정이 스크린을 통해 태풍처럼 지나갔다. 조직폭력 보스의 아들로 결국 같은 길을 걸어가는 유오성과 장의사집 아들로 고교 시절 유오성에게 늘 눌려지냈다가 반대 조직의 행동대장으로 각을 세우게 되는 친구 장동건. 불량 학생을 연기한 이 둘이 극장으로 단체 관람온 고교생들을 상대로 벌이는 패싸움 장면 등은 영화 개봉 당시 중년층의 향수를 자극했고, 흥행 대성공을 거뒀다.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검정 교복 고교생 연기의 교과서로 불리는 게 바로 유오성과 장동건이다. mcgwire@osen.co.kr 영화 '친구' '말죽거리 잔혹사' '우리 형' 스틸 사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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