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했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초롱이' 이영표(30, 토튼햄 핫스퍼)의 결장이 길어지고 있다.
단순히 주전 제외가 아니라 출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어 이영표의 출전을 기다리는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북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의 2007-2008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에도 이영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예 대기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다. UEFA컵과 칼링컵을 포함 최근 팀이 치른 4경기에 연속 결장했다.
이날 마틴 욜 감독은 이영표와 베누아 아수-에코토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대신 웨일즈 출신의 18세 '영건' 개러스 베일을 왼쪽 풀백으로 투입시켜 최근 복귀한 애런 레넌과 호흡을 맞추도록 했다. 오른쪽은 파스칼 심봉다가 맡았다.
이번 경기에 선발로 나선 11명을 제외한 나머지 교체명단 5인에는 좌우 풀백 요원이 없었다. 수비진에는 센터백 히카르두 호샤만 이름을 올렸을 뿐 나머지 4명은 모두 다른 포지션이었다.
얼마 전만 해도 이영표의 제외는 단순히 실험적 차원일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지만 왼쪽 미드필더 레넌의 복귀 시점에 맞춰 결장이 계속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강등권 부근에서 내내 헤매고 있는 지독한 부진과 그 여파로 '경질 위기'에 놓인 욜 감독의 다급함이 이영표를 연거푸 제외하는 상황을 낳았다는 평가다.
근래 들어 욜 감독은 '모 아니면 도'의 극단적인 전략으로 공격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실점이 많아도 공격을 통해 득점을 넣으면 된다는 식의 작전이 최근 토튼햄의 기본 흐름이었다.
실제로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 나선 베일이나 심봉다는 공격적인 플레이에서 특히 강세를 보인다. 베일의 경우 단순한 공격 가담 차원이 아닌 득점포를 직접 작렬해 욜 감독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했다.
욜 감독은 지난 1일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공격력이 이영표 배제의 핵심 사안이 되고 있음을 은연중 시사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욜 감독은 "베일은 사우스햄튼에서 뛰는 동안 특히 프리킥 능력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면서 "틀림없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왼쪽 수비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이영표가 출전하지 않은 거의 대부분의 경기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 욜 감독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토튼햄은 수비를 포기한 듯한 측면 풀백들의 공격 가담에 계속 공간을 허용했다.
기약없는 기다림을 이어가며 출격 명령만을 기다리는 이영표. 여전히 팀의 불안한 수비와 잦은 실점에 희망이 있다지만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상황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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