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조치’가 발동될 것인가.
현대 유니콘스가 5일 수원 한화전을 끝으로 간판을 내린다. 이제 현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 주인을 맞거나 공중분해되는 길로 접어들 전망이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흥 중견그룹인 STX를 비롯해 현대 야구단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과 물밑 협상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인수 보류를 선언했던 농협도 여전히 현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인수계약서에 사인하고 공식 선언을 한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인수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넘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현대 야구단 대주주인 하이닉스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하이닉스는 현대전자에서 이름을 바꾼 후 야구단에는 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대주주로서 권리는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KBO와 인수의사 기업들의 걸림돌이다.
지난 2월 농협의 인수 보류도 농민 단체 등의 반대도 있었지만 하이닉스와의 협상 과정에서 구단 프런트의 퇴직금 처리 문제를 놓고 의견이 충돌한 것도 협상 결렬의 한 요인이었다.
이처럼 하이닉스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새로운 인수 기업을 맞는 데 중요 변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안으로 야구계에서는 ‘응급조치의 발동’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야구 규약 38조에 따른 응급조치란 구단이 자체적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선수들 연봉이 지급되지 않을 때 한국야구위원회에서 긴급자금을 투입, KBO의 관리구단으로 편입해 30일간 운영하며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방안이다. 30일 내에 인수자가 나오지 않으면 선수단을 웨이버로 공중분해한다.
응급조치에 이어 선수단이 공중분해되면 하이닉스의 주식도 날아가게 된다. 현재로서는 KBO가 응급조치를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 7개구단의 승인 아래 응급조치에 들어가면 KBO는 긴급 자금을 풀어 선수단의 10월 급여(25일)를 마지막으로 지급한 뒤 30일 후 선수들을 웨이버로 공시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그리고 KBO는 이전 현대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과 야구단 인수가 아닌 창단 협상을 갖고 새로운 팀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SK가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들을 주축으로 창단했던 것과 비슷한 과정이다.
만에 하나 하이닉스가 대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며 대가를 요구해올 경우 KBO는 그동안 쌓인 현대 야구단 대출금부터 갚아줄 것을 요구할 태세다. 현대는 올 시즌 KBO의 담보로 100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구단을 운영해왔다. 지난 1월 농협과 야구단 매각대금 80억 원을 놓고 줄다리기를 펴다가 결렬됐던 하이닉스로서는 구단을 판 대금보다도 더 많은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쉽사리 권리를 주장하기가 힘든 상태이다.
현대 야구단이 응급조치에 이은 관리처분, 그리고 웨이버로 선수단 해체와 새로운 야구단 창단 과정의 수순을 밟을 것인지 주목된다.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