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전 '충칭의 별'로 칭송받으며 화제를 모았던 이장수 감독(51)이 이제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2년 간 K리그 FC 서울을 이끌어오다 지난해 12월 베이징 궈안의 지휘봉을 잡은 이장수 감독은 북경 현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간 슈퍼리그 우승을 양분해 온 다롄 스더와 상하이 선화 등 굵직한 명문팀 사이에서 늘 중위권을 맴돌면서 출범 15년째를 맞은 중국 슈퍼리그에서 단 한 번도 우승컵을 안아보지 못한 베이징은 올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8위에 불과했으나 후반기 들어 폭발적인 상승세를 타며 최근 선두권에 진입했다. 수도를 연고로 한 프리미엄을 안고 있음에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중국 축구를 잘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여긴 구단 수뇌부가 충칭에서 FA컵 우승을 일군 이장수 감독을 전격 영입한 게 잘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베이징은 리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5일 현재 13승8무4패(승점 47)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이틀 전까지 선두였으나 지난 4일 홈에서 열린 장춘과의 대결에서 0-1로 패하는 바람에 장춘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베이징이 아직 우승을 장담키는 어렵다. 총 15개 클럽이 홈 앤드 어웨이로 28경기씩 치러 우승팀을 가리는 는 슈퍼리그에서 베이징은 벌써 25경기를 소화한 반면 장춘은 24경기만 치른 탓이다. 장춘은 14승6무4패로 베이징보다 승점 1점이 앞서 있다. 그러나 베이징에서 이장수 감독과 팀에 대한 언론 및 팬들의 관심과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전반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자 곧바로 경질설을 흘리며 연일 '이장수 흔들기'에 나섰던 언론들은 약 한 달간의 리그 휴식기를 마치자마자 되살아난 팀의 가장 열성적인 후원자가 됐다. 특히 지역 방송인 북경6 스포츠채널은 홈팀 베이징이 선전하고 있다는 보도를 전하며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클럽 관련 특집 프로그램을 따로 제작할 정도로 이장수 감독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홈경기 티켓도 연일 매진되고 있다. 베이징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스탠드는 발디딜 틈도 없이 팬들로 가득 들어찬다. 또 시나닷컴과 소후닷컴 등 현지의 유명 포털사이트에도 슈퍼리그 소식과 함께 이장수 감독을 중국 대표팀 감독으로 승격시키자는 네티즌들의 설전까지 종종 이뤄질 정도다. 베이징의 약진에는 브라질 용병 디아구을 영입한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반기 내내 걸출한 해결사가 없어 고심하던 이장수 감독은 디아구를 투입하며 승승장구했고 우승까지 넘보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이를 수 있었다. 남은 3경기 상대는 비교적 약체로 꼽히는 산둥, 천진, 섬서. 장춘에 비해 쉬운 대진표가 남아있는 이장수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베이징의 우승을 이끌어내는 첫 번째 외국인 감독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공한증'으로 대표되는 한국 축구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중국에서 외국인, 그것도 한국인 지도자가 성공기를 쓰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이장수 감독은 벌써 충칭 리판과 칭다오 피지우에서 FA컵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유독 중국 축구와 궁합이 잘 맞아보이는 이장수 감독의 모습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