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미래의 판도가 SK와 삼성의 양강 체제로 재편될 게 유력해 보인다. 2000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현대와 삼성, 두산 그리고 SK였다. 좁히면 지난해까지 현대와 삼성이 양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대는 2000년, 2003년, 2004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챔피언이었다. 이에 맞서 삼성은 2002년과 2005년, 2006년을 제패했다. 두산이 2001년 삼성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규시즌 1위는 삼성이었다. 따라서 2007년의 SK는 현대-삼성에 이어 21세기 3번째로 등장한 통합챔피언인 셈이다. 그러나 삼성과 양극 체제를 구성하던 현대는 올 시즌을 끝으로 구단이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가 불투명한 현대를 대신해 삼성을 견제할 새로운 대안으로 SK가 떠오르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2005, 2007년 준우승의 두산이 있지만 김동주, 리오스의 거취에 따라 팀의 장래가 좌우되는 한계가 있다. 김인식 감독 부임 이래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화는 세대교체란 당면과제를 플레이오프에서 노출했다. 이밖에 LG나 롯데는 팀 리빌딩에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KIA 역시 최근 3년간 꼴찌를 두 번이나 하는 등,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KIA는 한국시리즈 9차례 우승을 이룩한 해태의 후계자이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이런 제반 환경을 감안할 때, 2008년 이후 프로야구의 장기적 추세는 'SK와 삼성을 능가할 팀이 없다'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SK가 2007년 우승 컴플렉스를 털어내면서 삼성과 여러 모로 대등해졌다. 더구나 우승 과정에서 SK는 그룹 수뇌부의 애정을 확인했기에 야구단이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향후 프로야구계는 성적과 마케팅을 결합하려는 'SK 웨이'와 일등주의의 '삼성 웨이'의 패러다임 맞대결로 압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김성근 SK 감독의 '전원야구' 모토는 선동렬 삼성 감독의 '지키는 야구'와 대비된다. 김 감독이 매직타순, 기동력 야구의 공격야구를 펼친다면 선 감독은 불펜과 수비를 중시하는 수비야구를 신봉한다. 특히 에이스 배영수가 복귀하면 삼성의 야구 색깔은 내년 더욱 강화될 것이다. 김 감독의 SK도 전원야구를 2군까지 침투시켜 무한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다. 지난 2년간 독주 체제를 구축하던 전통의 삼성을 향해 2007년 신흥명문의 디딤돌을 놓은 SK가 도전장을 내밀며 프로야구의 틀 전체가 변화하고 있다. sgoi@osen.co.kr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고 있는 SK 김원형(2007년)-삼성 진갑용(2006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