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감독의 '색, 계'가 조용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18일만에 106만명 관객을 돌파했다. 수입사나 영화 관계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이변이다. 왜? 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인 베니스에서 올 해 그랑프리 황금사자상을 차지한 '색, 계'는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만큼 가볍게 보기 좋은 작품이 아닌 까닭이다. 여러가지 흥행 요인 가운데 하나는 '색, 계'의 과감한 성 표현이다. 이안 감독은 아카데미 수상작 '브로크벡 마운틴'에서 카우보이의 동성애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더니 이번에는 남 녀간의 본능적 사랑을 다양한 체위로 스크린에 담았다. 그 기본 수위가 상당히 높았던 터에 국내에서는 이안 감독의 높은 지명도 덕분에 무삭제 개봉을 했다. 작품성도 갖춘데다 충분히 야하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주부들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는 게 수입사의 설명이다. 지난 8일 전국 227개관에서 개봉 첫날 모두 3만9천800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고 꾸준한 관객 동원 속에 지난 주말23만명으로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개봉 3주차에 상대적으로 적은 개봉관과 18세 관람가 등급, 2시간 37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을 감안할 때 대단한 흥행력을 보인 셈이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양조위와 신예 탕웨이 주연으로 1930년대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지는 두 남녀의 굴곡진 인생을 거침없는 정사신으로 그렸다. 수입사 측은 '오전에 극장을 나가도 평소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아줌마 관객들이 극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며 '실제로 관객수치에서도 주택가 근처 극장은 1회 관객이 2, 3회 관객수에 못지 않거나 오히려 더 많다'며 주부 관객 쏠림 현상을 설명했다. 또 '색, 계'는 '브로크백 마운틴'(34만), '헐크'(86만), '와호장룡'(56만) 등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쓴 이안 감독의 국내 개봉 전작을 제치고 유일하게 100만 관객을 돌파한 첫 영화로 기록됐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