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한국 야구대표팀의 마운드를 총괄하고 있는 선동렬 수석코치는 지난 27일 대만 타이베이 공항 입성 직후 "머리가 아프다. 걱정은 걱정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선 코치는 대회는 코 앞인데 "아직도 계산이 안 된다"라며 필승 마운드 공식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대표팀의 현실을 우려한 것이다. 또 선 코치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서 "투수력만 놓고 보면 지금 일본 대표팀이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우승 멤버보다 강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일본은 WBC 당시 두 차례나 한국전 선발로 등판했던 잠수함 투수 와타나베(롯데)가 불펜 미들맨으로 내려갔을 만큼 선발진이 두텁다. 에이스 다르빗슈(니혼햄)와 좌완 나루세(롯데) 중 한 명의 한국전 선발이 확실시되고, 우에하라(요미우리)-후지카와(한신)-이와세(주니치)의 막강 불펜 3종 세트는 5회부터 대기시킬 방침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한국은 일본전(12월 2일)에 앞서 대만전(12월 1일)을 이겨야 하는 부담감까지 있다. 선 코치 역시 "대만전이 결승전이라 생각한다"라고 대만이 '발등의 불'이란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겨야지"를 되뇌이던 선 코치가 필승해법 찾기에 골몰하는 장면과 대조적으로 대표팀 주장이자 마운드의 키맨인 박찬호(34)는 여유만만이었다. 타이베이 입국 순간부터 대만 언론과 현지 팬들의 집중 표적이 되며 유명세를 치렀지만 박찬호는 예전의 예민함과 달리 느긋하게 대응했다. 대표팀의 단체 사진 촬영 때도 동료들을 리드했고, 인터뷰 역시 후배 투수 한기주(KIA)를 "빠른 볼, 이리로 와 봐"라고 불러내며 어깨에 손을 얹고, 함께 답변에 응했다. 답변에서도 박찬호는 "WBC보다 더 부담되지만 모두 노력했고, 마음이 하나가 됐으니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연습 경기의 불안감에 대해서도 "지금 컨디션 100%인 선수가 어디 있느냐?"라며 빅리그 100승 투수의 관록을 보였다. 무엇보다 박찬호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6년 WBC 등 참가한 국제전에서 불패의 투구를 펼친 경험을 갖추고 있다. 선 코치의 불안과 박찬호의 자신감은 곧 대표팀이 처한 양면적 현실이기도 하다. 긴장을 늦추지 않되 승리를 확신하는 두 가지 상반된 기류가 대표팀의 투지를 자극하고 있다. sgoi@osen.co.kr 박찬호의 불펜피칭을 뒤에서 지켜보는 선동렬 투수코치.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