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야구 아시아예선에 나설 한국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선동렬 수석코치 조합'은 일견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업적을 이뤄냈던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를 연상시킨다.
당시 김인식 감독은 선수 기용과 타선 등 작전 운용을 총괄했으나 마운드 운영 만큼은 선 코치에게 일임하다시피했다. 김 감독은 "딱 한 번만 빼고 (투수 기용과 교체에 있어) 선 감독과 의견이 어긋난 적이 없었다"라고 회고, 제자 선 코치에 대한 역량을 신뢰했다.
그때의 성공을 거울 삼아 김인식 감독의 제자인 김경문 현 대표팀 감독 역시 비슷한 용인술을 취하고 있다. 김 감독이 선이 굵은 야구, 역동적 공격야구를 추구한다면 선 코치는 스몰볼, 지키는 야구의 대가다.
과연 두 지도자의 색깔이 어떻게 융합되고, 호환될 수 있느냐에 대표팀의 베이징 올림픽 티켓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지난 27일 대만 입성 직후 가진 회견에서 "대만은 기동력 야구로, 일본은 지키는 야구로 잡겠다"는 요지의 맞춤형 공략법을 피력했다. 비유하면 '대만은 두산 스타일로, 일본은 삼성 스타일로 붙겠다'는 심사의 표현이다.
실제로 대만은 왕젠밍, 궈훙즈 등 빅리거의 불참으로 마운드보다는 타선으로 승부를 걸 태세다. 일본의 호시노 감독은 "1점도 안 주고 3승을 따내는 야구를 하겠다"라고 선언했다. 동률의 상황이 되는 경우까지 감안한 발언이다.
이 맥락에서 호시노는 "5회부터 우에하라, 후지카와, 이와세를 등판시켜 2이닝씩 던지게 할 수도 있다", "4번타자 아라이도 컨디션이 나쁘면 중간에 바꿀 수 있다. 4번타자는 4번째 타자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고정된 팀 컬러의 대만, 일본과 달리 한국은 공격야구와 수비야구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대만과 붙으면 마운드, 일본과 대결하면 중심타선 화력에서 한국이 앞선다. 김경문 감독-선동렬 코치가 적의 강점을 어디까지 대등하게 막아내며 한국의 비교우위로 우세를 굳힐 수 있을지가 WBC 어게인의 열쇠라 할 수 있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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