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가슴에 비수를 꽂을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번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서는 사제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호시노 센이치 일본대표팀 감독과 선동렬 한국대표팀 수석코치의 대결이다. 두 사람은 지난 96년 선동렬 수석코치가 주니치 유니폼을 입으면서 4년 동안 감독과 마무리투수로 인연을 맺었다. 호시노 감독은 99년 센트럴리그 우승 당시 선동렬 투수를 '헹가래 투수'로 지목, 애정을 보여주었다. 이후 돈독한 관계를 맺으며 각별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런데 이번 베이징행 본선 티켓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벌이게 되는 관계로 돌변했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숱하게 벌어지는 일이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선동렬 수석코치는 사실상 자신의 야구관을 정립하는 데 호시노 감독의 야구이론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다. 선 코치는 주니치 시절 4년 동안 호시노 감독의 용병술, 특히 마운드 운용법에 감명을 받았다. 삼성 감독으로 위력을 떨쳤던 '지키는 야구'는 호시노 감독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일본대표팀 마운드 역시 호시노 감독 특유의 지키는 야구의 색깔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5회부터라도 후지카와(한신) 이와세(주니치) 우에하라(요미우리) 등 마무리 투수 3명을 차례로 쏟아붓겠다는 말에서 호시노 감독의 의지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대표팀 마운드 운용의 전권을 부여받은 선동렬 수석코치 역시 스승을 상대로 지키는 야구로 맞불을 놓게 된다. 초반 선발이 흔들리면 곧바로 계투작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호시노 감독의 마운드 운용법과 비슷한 스타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조건 호시노 감독의 마운드 운용법과 같다고는 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삼성 수석코치와 감독으로 4년 동안 스승과 다른 새로운 스타일을 발견했을 것이다. 과연 선 수석코치가 스승과의 첫 대결에서 청출어람의 체화되고 진화된 선동렬표 마운드 운용법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