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보름, 국내파는 반나절?'. 국내파에 대한 선입견과 역차별인가? 7일 이영무 기술위원장이 밝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보고 있으면 대한축구협회가 국내 지도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8월 말부터 시작된 차기 대표팀 감독 영입 작업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이 위원장이 밝힌 과정에 따르면 심각한 불합리가 존재한다. 바로 외국인 지도자들에게는 생각할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 반면 국내파에게는 반나절의 시간만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위원회는 11월 17일과 18일 제라르 울리에 프랑스축구협회 기술이사와 믹 매카시 잉글랜드 울버햄튼 감독을 접촉해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들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고 매카시가 12월 5일, 울리에가 6일 각각 최종적으로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거부함으로써 방향은 국내파로 급선회된 것이다. 무려 보름 가까이 생각할 시간을 주었고 협상을 진행한 것.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울리에와 매카시에게 줄곧 끌려다녔고 가족과 소속팀이 반대한다는 그럴 듯한 이유로 거부당한 것이다. 믿었던 2인의 후보에게 동시에 뒤통수를 맞은 기술위원회는 12월 6일 저녁 긴급히 회의를 소집해 차기 대표팀 감독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위원회가 주장하고 있는 3순위인 허정무 감독의 이름이 올랐다. 허감독은 자신의 이름이 나온 지 불과 반나절 만에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함으로써 길고 긴 감독 찾기의 끝을 맺게 해주었다. 물론 허 감독이 대표팀을 너무나 맡고 싶어 빠른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겠지만 현직에 있는, 그것도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가진 클럽의 감독으로서는 의사를 결정할 여유가 너무나 없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 내부의 채근이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외국인에게는 보름, 국내 지도자에게는 반나절의 협상 시간만을 부여한 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허정무호. 분명 그 출범에 있어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다. △ 기술위원회 대표팀 감독 선임 일지 ▲ 8월 28일 ~ 9월 4일 : 9, 10, 11차 기술위원회 - 후보군 선정 기준 마련 ▲ 10월 8일 : 13차 기술위원회 - 외국인과 국내파 선임 놓고 토론. 외국인 지도자 우선 접촉 결정(12차 기술위는 밝히지 않음) ▲ 10월 25일 : 14차 기술위원회 - 외국인, 국내파 지도자 8명 내외로 압축 ▲ 11월 1일 : 15차 기술위원회 - 최종 접촉할 외국인 지도자 2명(울리에, 매카시) 결정 -> 조영증 기술국장 선정해 1차 접촉하기로 결정 ▲ 11월 17일 ~ 18일 - 최종 후보 접촉 및 면담 후 관심을 표명받음 -> 가삼현 사무총장 파견해 계약 관련 협상에 돌입 ▲ 12월 6일 오후 : 16차 기술위원회 - 매카시와 울리에와의 협상이 결렬, 회의 통해 허정무 감독으로 결정 ▲ 12월 7일 : 감독 발표 - 허정무 감독과 전남과 협의한 후 공식 발표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