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폭탄', 도무지 해법이 안 보인다. 두산 베어스 주장 홍성흔(30)이 김경문 감독에게 트레이드를 자청한 시점은 지난 8일 '곰들의 모임' 행사에서였다. 그리고 이 사안이 외부에 흘러나간 것은 13일이었다. 이후 "홍성흔을 설득하겠다"던 두산 프런트는 다음 주에나 홍성흔과의 담판 일정을 잡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다면 두산 프런트는 홍성흔의 폭탄 선언 직후 1주일이 넘도록 손을 놓고 있었다는 셈이다. 사태가 바깥에 다 알려진 현 시점에서도 두산 프런트는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두산 프런트가 사안을 가볍게 보거나, 홍성흔을 홀대해서가 아니다. 엄밀히 따지면 두산 프런트는 지금 조율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김경문 감독과 홍성흔 사이에 끼어 있기에 운신의 폭이 극히 협소하다. 한마디로 홍성흔을 서둘러 만나봤자 꺼낼 카드가 없다. 차라리 돈 문제라면 프런트가 협상력을 지니지만 홍성흔은 '포수직 보장'이란 자존심을 걸고 나왔다. 그러나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홍성흔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두산 구단이 아니라 김 감독뿐이다. 그렇기에 홍성흔 설득의 '특명'을 부여받은 김승호 운영홍보팀장은 "일단 홍성흔의 얘기를 들어보겠다"라는 말 이상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홍성흔의 얘기를 듣고 다시 김 감독에게 전달하고, 그 의중을 다시 홍성흔에게 알리는 중재자 노릇밖엔 할 수 없는 형국인 것이다. 임무는 중대한데 협상 권한은 거의 없는 셈이다. 두산 프런트가 유독 홍성흔 건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결정적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자칫 얘기가 와전돼 김 감독과 홍성흔의 파워 게임으로 사태가 전개되는 것을 가장 경계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홍성흔 건은 성질상, 김동주-리오스의 경우와 달리 시즌이 돌입해서도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사안이란 대목이다. 즉 두산이 '홍성흔 트레이드 절대 불가'로 당장 주저앉힌다 해도 계속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게 될 것이고, 두산의 최대 자랑인 팀 분위기마저 흔들려버릴 수 있다. 그렇다고 홍성흔을 공개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는 것도 팬들의 반발 등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또 트레이드로 워낙 재미를 봤던 두산인지라 상대 구단들이 호락호락 거래에 응할지도 부담이다. 여기다 홍성흔이 2008시즌 후 FA로 다시 풀리는 점도 운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 일이 터진 이상, 두산에 남든 떠나든 홍성흔은 '뜨거운 감자'가 돼 버렸다. 그러나 두산 프런트는 '설득'이란 원론 외엔 할 수 있는 재량이 거의 없다. 사면초가에 빠진 두산은 어느 길로 가더라도 상처가 불가피해 보인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