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드라마’ 혹은 ‘영화인들에 의한 영화인들의 드라마’로 불렸던 ‘연애시대’가 끝나고 그 주역들이 앞다퉈 연말 연초 스크린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연출을 맡았던 한지승 감독과 주연배우인 감우성과 손예진이 바로 그들이다.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줬던 한지승 감독은 지난 12일 설경구 김태희 주연의 영화 ‘싸움’을 선보였다. ‘연애시대’에서 동진으로 섬세한 연기로 열연을 펼쳤던 감우성은 18일 개봉한 영화 ‘내 사랑’에 출연했고, 당차지만 아픔을 간직한 채 꿋꿋이 현실을 살아가는 은호 역으로 현대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던 손예진은 국제 소매치기 조직 리더로 파격 변신한 ‘무방비도시’ 개봉(1월 10일)을 앞두고 있다. 먼저 한지승 감독은 ‘연애시대’에서 이혼 후 다시 시작된 연애를 그렸다면 ‘싸움’에서는 이혼 후 싸움을 통해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끝을 맺는다. ‘연애시대’의 동진과 은호가 소년과 소녀같았다면 ‘싸움’에서 상민(설경구 분)과 진아(김태희 분)는 현실에 가까운 어른인 셈이다. 싸움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한지승 감독의 연출 의도는 충분히 영화에 녹아들었다. 게다가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모르게 열려있는 결말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감우성은 ‘내 사랑’에서 ‘연애시대’의 동진 같아 보이기도 하고,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3년 전 엉뚱하고 독특한 여자친구와 함께 할 때는 마냥 소년의 모습이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없는 현재에는 그때의 추억을 되씹으며 고독하게 살아가는 지하철 기관사다. 평생 한번 볼까 말까하는 개기일식이 있던 날 여자친구가 남긴 깜짝 선물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리는 감우성의 연기는 일품이다. 한지승 감독과 감우성이 전작 ‘연애시대’와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 손예진은 ‘연애시대’와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소녀같은 수수한 인상을 벗고 ‘무방비도시’에서 섹시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소매치기 조직의 리더로 과감하게 변신한 것. 실제 전직 소매치기로부터 칭찬을 받을 만큼 소매치기 기술을 배우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 손예진이 ‘불멸의 이순신’ ‘하얀거탑’으로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김명민과 어떤 연기 대결을 펼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연애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하나는 한지승 감독과 감우성, 손예진에 앞서 영화 ‘식객’에 출연해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스크린 데뷔를 마쳤다. pharos@osen.co.kr
